[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별세] 무쏘·코란도 앞세워 '재계 6위 쌍용'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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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그룹을 한때 재계 6위 규모로 키웠으나 자동차 산업 투자 실패로 그룹 해체의 비운을 겪은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그는 30세에 회장에 취임해 1980년대 쌍용그룹의 전성기를 이끌며 사세를 키웠지만 1990년대 후반 자동차 사업 부진과 외환위기로 자신이 일군 쌍용그룹이 뿔뿔이 분해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성곡은 김 전 회장의 부친인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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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중공업·정유·건설·증권 등 거느려
1990년대 車 부진·환란에 그룹 해체
동계스포츠·레저산업 발전에 초석
마지막 순간까지 '스카우트' 헌신도
쌍용그룹을 한때 재계 6위 규모로 키웠으나 자동차 산업 투자 실패로 그룹 해체의 비운을 겪은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그는 30세에 회장에 취임해 1980년대 쌍용그룹의 전성기를 이끌며 사세를 키웠지만 1990년대 후반 자동차 사업 부진과 외환위기로 자신이 일군 쌍용그룹이 뿔뿔이 분해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27일 성곡언론문화재단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전날 새벽 3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성곡은 김 전 회장의 부친인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호다.
◇30세에 그룹 물려받아 재계 6위까지 도약=대구 출신인 김 전 회장은 서울고를 졸업한 후 미국 브랜다이스대 경제학과에서 유학하다 부친인 김성곤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1975년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30세의 젊은 나이로 갑자기 회사를 이끌게 된 그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사세를 키웠다.
그 결과 소규모 비누 공장에서 시작한 쌍용그룹은 자동차·중공업·건설·정유·화재·투자증권 등을 거느린 재계 6위 규모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과에 당시 김 전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현철 삼미그룹 회장 등 다른 젊은 후계자들과 묶여 ‘재계의 3김’으로 불리기도 했다.
◇쌍용차 악화와 IMF에 그룹 해체=그러나 쌍용그룹의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자동차 애호가였던 김 전 회장은 1986년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동아자동차 인수전에 뛰어들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삼성을 제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코란도·무쏘·체어맨·렉스턴 등을 출시했지만 인수 당시 떠안은 1조 원가량의 부채에 사업 적자까지 더해지며 그룹 상황은 악화됐다.
쌍용차는 결국 1997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대우자동차로 매각됐으며 쌍용그룹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대구 달성에서 출마해 당선된 뒤 정계에 진출했던 김 전 회장은 그룹이 경영 위기에 빠지자 1998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경영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룹의 해체를 지켜봐야 했다. 쌍용그룹은 1998년 채권단에 의해 구조 조정에 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경영권도 박탈됐다. 이어 쌍용그룹은 2000년 쌍용양회 대주주 자리까지 내놓으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스카우트의 아버지···고성 잼버리 개최=김 전 회장은 기업인인 동시에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와 레저 산업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2년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에 선출된 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카우트 운동에 헌신했다. 1990년에는 세계스카우트지원재단 부의장을 맡았고 이듬해에는 강원도 고성에서 제17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스키 불모지였던 국내에 처음으로 용평스키장을 만들었다. 이는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박문순 씨, 아들 김지용(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김지명(JJ푸드시스템 대표)·김지태(태아산업 부사장) 씨가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르며 발인은 29일 오전 7시 20분이다. 발인 후에는 김 전 회장이 생전에 거주했던 서울 종로구 신문로 사저와 인근의 성곡미술문화재단 등을 돌아본 뒤 강원도 용평 선산에서 영면에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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