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서 일단 빼"…다시 MMF에 뭉칫돈
美금리인상 지속 가능성에
투자 불확실성 부쩍 커져
MMF 잔고 180조원 육박
◆ 개인 국채투자 시대 ◆
금리가 높아지고, 투자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 4~5%대 혜택을 보는 머니마켓펀드(MMF)에 거액 자산가들과 법인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MMF는 기업이나 개인 입장에서는 은행 수시입출금 통장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금리가 높아지면 단기자금 운용에 널리 사용된다. 적당한 투자처가 나오면 곧장 옮길 수 있어 투자 대기자금으로도 본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151조5274억원이던 국내 MMF 잔액은 24일 현재 179조1669억원으로 연초 이후 27조6395억원 증가했다. 올해 증시 전망이 불투명하던 1월에 190조원까지 늘어났던 MMF 잔액은 주식시장이 예상과 달리 강세를 보이자 줄어들다가 7월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박스권 장세가 펼쳐지자 다시 잔액이 늘어나고 있다.
MMF 잔액 증가 배경에는 채권 금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게 한몫하고 있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야 채권이나 채권형 펀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만 봐도 최근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채권 금리가 쉽게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올 하반기에 내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채권 ETF에 많은 자금이 몰렸고 아직도 쏠리고 있지만 추가 금리 인상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MMF로 자금이 몰리는 이유로 풀이된다. 금리 상승은 기술주·성장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시장은 물론 국내 코스닥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동시에 채권 투자 손실도 키운다.
단기자금, 부동자금을 MMF에 일단 넣어두는 상황은 미국이 더 주목된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5조4868억달러였던 미국 MMF 잔액은 23일 현재 5조5687억달러로 한 달 새 819억달러 증가했다. 5%대 금리가 주식이나 장기채보다 MMF에 자금이 몰리도록 했다고 외신은 분석하고 있다.
금융시장 정보 업체 크레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100대 MMF의 평균 금리는 현재 5.15%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예상보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만기가 긴 장기채권보다 금리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채로 채권 투자 양상도 바뀌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한 미국 단기채 ETF의 경우 투자액이 최근 한 달 사이에 두 배로 늘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통상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경우 저쿠폰(낮은 표면이자) 장기채에 돈이 몰린다"며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만기가 짧은 채권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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