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샷이글 … 깨어난 김세영
선두에 3타 뒤진 단독 2위
고진영도 3위 역전승 기대
'빨간 바지 마법사' 김세영이 화끈한 홀인원과 샷 이글을 앞세워 역전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세영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쇼너시 골프&컨트리클럽(파72·670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PKC 위민스 오픈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그야말로 '다 되는' 날이었다. 7번홀에서 늦은 첫 버디를 잡아낸 김세영은 이어진 8번홀(파3)에서 짜릿한 홀인원에 성공했다. 그리고 9번홀(파4)에서 또다시 1타를 줄이며 순위를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후반 첫 홀에서 보기를 범하긴 했지만 13번홀 버디에 이어 1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단숨에 2타를 줄여냈다. 마지막 18번홀에서도 보기를 범하긴 했지만 김세영은 이날 총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로, 단독 선두로 나선 메건 캉(미국)에 3타 뒤진 단독 2위에 자리 잡았다.
대회 최종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빨간 바지'를 입고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종종 썼던 김세영은 2020년 11월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이후 약 2년9개월 만에 투어 통산 13승 고지를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동시에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한 극도의 부진에서도 탈출할 수 있다.
김세영은 "8번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잘 맞았고 그림같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며 "생애 두 번째 홀인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굉장한 하루였다"로 이날 경기를 돌아본 뒤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 좋은 플레이가 필요했는데, AIG 여자오픈 이후 댈러스로 돌아와 열심히 연습한 게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묘하게도 김세영은 같은 기간 한국에서 열리는 한화클래식에서 같은 날 홀인원과 샷 이글을 기록하며 우승한 바 있다. 김세영은 2013년 대회 최종일 홀인원과 이글 1개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트로피를 품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4위로 밀린 고진영은 이날 1타를 더 줄이며 합계 6언더파 210타로 단독 3위에 자리해 역전 우승 기회가 살아 있다. 또 최근 샷 감각이 돌아온 '핫식스' 이정은이 2언더파 214타로 공동 8위, 전인지와 '파이브' 이정은이 중간합계 1언더파 215타 공동 11위로 최종일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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