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당,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금지 ‘의무화’ 추진
정부가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 수입 금지를 해제하지 못하게 막는 입법이 야당에서 추진된다. 지난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 야당은 오염수 방류 영향을 받은 수산물 수입을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에서 활동한 이소영 의원은 28일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식품위생법은 정부가 현재 후쿠시마 포함 일본 8개 현의 모든 수산물과 일본 15개 현의 27개 품목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근거다.
개정안은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서 생산·사용·조리된 식품에 위해 우려가 있으면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현행법은 위해 우려가 있는 식품 수입을 ‘금지할 수 있고’ 위해가 없으면 수입 금지를 ‘해제할 수 있게’ 여지를 두고 있다. 이와 달리 사실상 후쿠시마산 식품을 콕 집어 수입을 금지하도록 명시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향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를 해제하지 못하게 아예 수입 금지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류와 무관하게 수입 금지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지 않고 용인하면서 향후 수입 금지가 해제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수입 금지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면서 이러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24일 오염수 방류 개시’를 결정한 뒤 “(외국의) 수입 규제 등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과학적 근거에 근거해 조기 철폐하도록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응해 일본산 수산물 전체의 수입을 금지할 수 있게끔 하는 조항도 개정안에 신설됐다. 정부에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수입금지 권한을 구체적으로 부여한다는 취지다. 중국은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를 명시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당일 민주당 의원 168명 전원이 공동발의한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오염수 노출 수산물 수입 금지 및 수산업 진흥 등을 위한 특별법안’은 위해 우려가 있는 오염수 노출 수산물을 수입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소영 의원은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사실상 동의함에 따라 ‘일본 해역은 안전하지 않다’는 현행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의 근거와 명분이 약화됐다”며 “기준치의 180배를 초과한 ‘세슘 우럭’이 발견된 만큼 수입금지 조치를 계속 유지하도록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방사성 물질이 해양 방류된 상황에서 수입금지 조치를 일본산 수산물 전체로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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