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슈프림 팬들은 왜 화가 났나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2023. 8. 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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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첫 번째 매장을 연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Supreme)'의 가격을 놓고 소비자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슈프림이 제품 가격을 예상보다 높게 책정한 까닭이다. 일부 품목은 그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일본 매장보다도 높았다.

'뒷골목 샤넬'로 불리는 슈프림은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매장이 없었던 까닭에 소비자들은 주로 해외직구를 하거나 중고거래(리셀)를 통해야 했다. 미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 슈프림 매장이 있는 나라에서 리셀을 목적으로 제품을 사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슈프림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슈프림 팬들은 환호했다. 정식 구매 창구가 열렸으니 힘들게 해외직구나 리셀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웃돈(프리미엄)을 주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글로벌 패션 업계에서 한국의 달라진 위상도 체감이 됐다. 스트리트 패션 업계에서 그다지 존재감이 있지 않았던 한국이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막상 베일을 벗은 슈프림에 대해 여러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건 가격이다. 한국에서는 비싸야 더 잘 팔린다고 판단한 것일까? 공식 판매처가 생겨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리셀가는 오히려 더 심하게 날뛰고 있다. 판매가 27만8000원인 한정판 박스로고 후드티셔츠는 벌써 80만원까지 치솟았다.

비싼 가격에도 매장 대기줄은 길다. 그러나 유독 한국에서만 비싼 가격표를 앞세운 슈프림에 염증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왜 유독 한국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지, 원하는 제품은 왜 늘 구하기 힘들고, 매장은 또 매번 들어가기 힘든지, 또 가품은 왜 이렇게 많은지. 슈프림이 물리적으로 가까워졌음에도 오히려 심리적으로는 멀어졌다고 느끼는 팬들이 많다.

슈프림 말고도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이 많다. 내년에 한국 진출을 예고한 브랜드가 벌써 여럿이다. 슈프림 사례를 보고 반면교사로 삼을 브랜드도 적지 않을 것이다. 경쟁에서 승리할 브랜드는 어디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효혜 컨슈머마켓부 double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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