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로바X' 내놓자 삼성도 AI 출사표
카카오·KT도 조만간 공개
"4년 후 국내시장 70% 성장"
韓생태계 확장 탄력 붙을듯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 활용
맞춤형 B2B 서비스 출시
삼성SDS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체적으로 한국 AI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시장 자체가 커지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IDC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올해 2조6123억원에서 2027년 4조4636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다양한 초거대 AI를 활용해 고객사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출시한다. 특히 오픈AI의 GPT-4나 구글의 팜2(PaLM2)처럼 파라미터(매개변수)가 수백억~수천억 개에 달하는 초거대 AI를 직접 개발하기보다 이런 초거대 AI를 도입해 기업 간 거래(B2B)용 생성형 AI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멀티엔진' 전략이다. 주목되는 것은 장소다. 삼성SDS는 오는 9월 1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연례 이벤트인 '리얼 서밋 2023'을 연다. 네이버가 지난 24일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전격 공개한 장소다. 그만큼 버금가는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황성우 대표와 구형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이 고객 500명을 상대로 삼성SDS의 생성형 AI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 특히 다음달 12일 비전 발표에서는 삼성SDS가 개발 중인 생성형 AI가 어떻게 기업을 바꾸는지에 대한 시연 영상이 공개된다.
삼성SDS는 그동안 AI를 토대로 △법무법인의 노후화된 법무 시스템을 자동 시스템으로 변경하고 △글로벌 제조사의 시장 예측을 지원하며 △건설 기업의 안전관리 요소를 디지털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더 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통상 문장과 그림을 자유자재로 그리는 생성형 AI는 그 근간이 수백억~수천억 개의 파라미터로 학습된 초거대 AI다. 한 IT 업체 관계자는 "삼성SDS는 이미 클라우드와 AI 솔루션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AI를 생성형 AI로 업데이트하고 더 큰 서비스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비전 선포 성격이 강하다. 일부 서비스는 개발을 완료했지만, 일부 서비스는 이날 이후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맞춤형으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날 현장에서는 삼성SDS가 그리고 있는 생성형 AI 생태계에 대한 설명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삼성SDS처럼 멀티엔진 전략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항마 성격이 강하다. 큰 골격에 해당하는 초거대 AI를 자체 개발하는 것보다 서비스 중심으로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LLM '에이닷'을 자체 개발한 데 이어 미국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LLM '클로드2'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SKT는 "오픈AI를 필두로 다수 기업이 자사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SKT는 자체 개발한 모델 외에 업계에서 인정받는 타사 LLM까지 포함한 라인업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LG CNS 역시 LG가 자체 개발한 LLM '엑사원'(파라미터 3000억개)뿐 아니라 MS와도 손잡았다. 또 LG 계열 투자사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앤스로픽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해 생태계를 넓혔다. 카카오도 비슷하다. 카카오는 오는 10월 이후 초거대 AI '코(Ko)GPT 2.0'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메타의 '라마2(LLaMA2)와 같은 외부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 초거대 AI 스타트업인 스켈터랩스 역시 LLM 브랜드 '벨라(BELLA)'를 론칭한 데에 이어 오픈AI의 챗GPT를 연동한 서비스인 'AIQ+챗'을 출시했다. 닉 클레그 메타 사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은 라마2를 활용해 대규모 자원 없이 최신 세대의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삼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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