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퇴사자 69% "실업급여 못 받아" 여전한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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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등 비자발적으로 퇴사한 직장인 10명 중 7명이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27일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권고사직, 정리해고 등 비자발적 퇴사 경험이 있는 직장인 134명 중 92명(68.7%)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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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실업급여 하한액 폐지·하향, 비동의"
"OECD도 낮은 가입률·보장성 지적"
“회사 사정으로 해고돼 실업급여를 받는 중인데 임금체불 신고를 하니 전 직장에서 바로 연락해 (고용보험 상실 사유를) 권고사직에서 자발적 퇴사로 정정하겠다고 협박하네요. 해고 당시 너무 정신이 없고 힘들어 ‘개인 사유’라고 사직서에 썼는데, 실업급여를 못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너무 무섭습니다.”
지난달 직장갑질119에 제보한 A씨
해고 등 비자발적으로 퇴사한 직장인 10명 중 7명이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애초에 고용보험 미가입이었거나, 실상과 달리 자발적 퇴사자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고용보험 사각지대가 여전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27일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권고사직, 정리해고 등 비자발적 퇴사 경험이 있는 직장인 134명 중 92명(68.7%)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특히 노동 약자일수록 실업급여를 못 받은 비율이 높았다. 초단시간(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80.8%,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88.9%, 월급 150만 원 미만 직장인은 90.9%가 실업급여를 못 받았다고 답했다. 못 받은 이유는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아서'가 38%, '수급 자격을 충족했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돼서'가 23.9%였다.
현 고용보험 제도상 '자발적 이직자'는 실업급여를 못 받는다. 문제는 A씨 사례처럼 기업이 해고 직원에게 서류상 자진 퇴사 처리를 강요·종용하는 경우다. 정부 고용장려금을 받는 기업은 '감원 방지 기간' 중에 직원을 해고하면 장려금 지급이 중단되거나 환수되는데, 이를 피하려고 일부 기업은 해고자를 자진 퇴사로 처리해 '실업급여 갑질'을 한다고 직장갑질119는 지적한다.
직장갑질119는 "(실업급여 수령을 위한 필수서류인)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노사 양측에 부여하고 고용센터에서 직권으로 실업급여 지급 여부를 적극 판단할 수 있도록 해 실업급여 사각지대 속 일터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응답자 1,000명 중 65.8%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실업급여 하한액 폐지·하향 개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종진 유니온센터 이사장은 24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실업급여 개편 문제점과 개선 방향' 이슈 페이퍼에서 "2021년 비정규직 실업급여 적용률(가입률)은 52.6%였고, 고령층(51.1%)과 5인 미만 사업장(46.4%) 노동자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며 "OECD 보고서도 한국의 고용보험 제도 취약점으로 낮은 가입률과 보장 범위를 언급하는 만큼 가입 사각지대 해소와 자발적 퇴사 시 실업급여 요건 완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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