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씨앗...얼음 화학!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308)

황계식 2023. 8. 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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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이 되면 바닥에 고인 물부터 강과 호수, 심지어 바다까지 얼어붙기 일쑤입니다. 겨울이면 이렇게 자주 접하게 되는 얼음,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그럼 지금부터 얼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얼음의 정체

우리가 알고 있듯 얼음은 물이 얼어 고체가 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상온에서 액체인 물로 존재하다 어는점인 0도 이하에서 고체 상태의 얼음이 되는 건데요.

실제 지구상에는 17가지 얼음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얼음 Ih(얼음의 종류)가 월등하게 많이 존재하다 보니 대부분 얼음이라 하면 Ih로 인식합니다.

1기압에서 언 얼음은 물보다 8% 정도 밀도가 낮은데요. 순수한 물을 인공적으로 얼려 얼음을 만들어도 기포가 생기기 때문에 물보다 밀도가 낮게 됩니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천연 얼음은 여러 불순물도 혼합되어 있으니 밀도가 더 낮아집니다.
부피가 팽창한 얼음으로 변형된 PET. 출처=50campfires.com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물이 얼음으로 어는 과정에서 부피가 늘어난다는 것인데요, 그런 특징은 비금속 중 유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물의 분자식이 ‘H₂O’라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산소 주변에 수소와 결합하지 못한 전자가 많은데, 이들 전자가 같은 전하를 띠면서 서로 밀어내다 보면 물에 부분적으로 전하가 생겨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생깁니다. 수소 결합으로 강한 힘을 갖게 됩니다. 이런 힘은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오각형의 물 분자를 육각형의 결정으로 만들어주면서 부피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얼음은 투명하거나 옅은 푸른빛을 띠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푸른빛을 띠는 이유는 얼음이 얼 때 공기 중 불순물이 섞여 우리 눈에 그런 색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얼음은 왜 물에 뜰까?
 
바다 위에 떠 있는 큰 빙하를 보고 있으면 궁금증이 생깁니다. 어떻게 저렇게 큰 빙하가 물에 떠 있을 수 있을까?

얼음은 물보다 밀도가 작기 때문에 물에 뜰 수 있습니다. 

◆신기하다! 과냉각
페트병에 입을 대자 물이 얼어버리는 모습. 출처=youtu.be/hBgeGhQWiAY
 
평범해 보이는 페트병 안에 들어있는 물을 컵에 따르는 순간 얼음으로 변해버리는 마술 같은 장면을 본 적 있나요? 아니면 평범한 컵에 들어있는 물에 얼음을 대는 순간 얼어버리는 장면 본 적 있나요?

이런 영상이 한동안 진위 논란을 일으키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조작된 영상이다’, ‘컵과 페트병에 특별한 장치를 했다’, ‘오랜 시간 촬영을 하면서 어는 과정을 녹화한 영상을 빠르게 재생한 것이다’ 등 다양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 마술 같은 일은 사실 과냉각이라는 현상을 이용해 만든 것입니다. 즉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그럴듯하게 속이는 트릭도 아니고, 영상을 조작한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과냉각은 대기 중 기온이 어는 점인 0도 이하로 떨어졌는데도 액체인 물이 얼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가리킵니다. 특히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구름 속에서는 종종 영하 40도 정도까지 물방울이 얼지 않고 과냉각 상태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물질에는 각각 온도에 따른 안정 상태가 존재합니다. 온도가 갑자기 큰 변화를 일으키면 물질이 이에 따른 안정 상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온도 변화 전 안정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과냉각의 원리입니다. 이런 액체에 충격을 주면 우리가 봤던 영상 속 모습처럼 순간적으로 얼음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주의 씨앗, 얼음 화학
명왕성에 존재하는 얼음 사진. 출처=뉴욕타임스(www.nytimes.com)
 
일반적으로 얼음은 모든 것을 얼려 버리는 탓에 그런 상태에서는 모든 화학반응이 멈춰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실제로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얼음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 과학자들 사이에서 얼음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이라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만 발견이 될 뿐, 전 우주로 봤을 때 대부분의 행성에서는 얼음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얼음을 ‘우주의 씨앗’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얼음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얼음 내부에도 완전히 얼지 않은 준액체층이 존재하여 어는점 아래에서도 화학반응이 진행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얼음 화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냉동시설이 발달하면서 얼음은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물질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얼음을 냉동실에서 얼리는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컵만 가지고 있으면 정수기나 냉장고에서 쉽게 뽑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얼음이 우리와 친숙해진 만큼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화학반응이 멈춘다고 여겨졌던 인식이 바뀌면서 얼음은 이제 세상의 탄생을 밝혀줄 단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얼음 화학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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