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항공유, 친환경이면 뭐해. 값이 4배'…지원제도 필요 이유

나은수 2023. 8.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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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따라잡기]
기존 대비 80% 탄소배출 저감
"적극활용 위한 제도마련 필요"

항공업계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어요. 항공기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유럽연합(EU),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규제 착수와 제도 정비에 나섰죠. 항공업계는 탄소 배출 감소안으로 바이오항공유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번 테크따라잡기에서는 바이오항공유에 대해 알아볼게요. 보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한화토탈에너지스 등의 자료를 참고했어요.

탄소 80% 줄이는 바이오항공유

바이오항공유는 재생‧폐기물 연료에서 생산한 항공유로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라고도 불러요. 주로 폐식용유, 해조류, 사탕수수, 바이오매스 등 동식물성 기름을 통해 만들어지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발생하는 탄소 배출양은 1km 당 285g이에요. 버스(68g), 기차(14g)보다 훨씬 많죠. 2019년 기준 항공기가 배출한 탄소량은 전체의 2.8%를 차지했는데요. 항공 수요 증가와 더불어 2050년에는 5%로 증가할 전망이에요.

이때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하면 탄소 배출을 낮출 수 있는데요. 원료 공급부터 소비 등 전체 공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기존 대비 80% 가까이 절감할 수 있답니다. 기존 연료와 최대 50%까지 혼합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항공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죠.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처럼 전기항공기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지만 배터리 출력, 용량 등을 고려하면 (항공기 무게가 매우 무거워져) 현재 기술로는 힘들다"며 "현재로선 바이오항공유가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확실한 대안"이라고 말했어요. 

바이오항공유는 주로 HVO를 활용해 만들어져요. HVO는 Hydrotreated Vegetable Oil의 약자로, 번역하면 '수소 처리된 식물성 기름' 이죠. HVO의 제조 공정은 HDT와 IDW 등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요. 

HDT(Hydrotreating)는 식물성 원료인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라는 분자 구조를 쪼개기 위한 공정이래요. Hydrotreating은 수첨이라는 뜻인데요. 어떤 물질에 수소를 첨가하는 화학적 반응을 말해요. 기존 물질의 분자 결합에 수소를 추가하면서 다른 성질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죠. 

HDT를 통과한 물질을 그대로 연료유에 사용할 경우, 낮은 온도에서 왁스처럼 굳는 현상이 발생한데요.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고자 IDW (Iso-Dewaxing) 공정을 거치는데요. IDW 공정을 거치면서 분자가 쪼개지는 크래킹(Cracking) 현상이 일어난데요. 이 반응을 이용해 탄소수라는 물질을 10~14개로 변화시키면 항공유가 생산되는 것이죠.

4배 비싼 바이오항공유…"지원제도 필요"

/사진=대한항공

바이오항공유를 100% 사용해 비행에 성공한 적도 있어요.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가 작년 3월 세계 최대 여객기 A380으로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죠. 이 사례는 100% 지속가능 항공유로 비행한 최초 사례래요.

하지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바이오항공유를 당장 적용하는 게 쉽지 않아요.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항공유 가격은 기존 항공유 대비 4~5배가량 비싸거든요. 현재 바이오 항공유가 전체 항공 연료 소비량의 0.01%에 불과한 이유죠.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연료는 전체 매출원가의 30~35% 가량 차지할 정도로 높다"며 "가격이 4~5배 비싼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하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한 셈"이라고 말했어요. 

최근에는 EU, 미국 등이 바이오항공유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와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어요. EU는 2025년 출발 항공편에 바이오항공유 의무 사용 비중을 2%로 늘릴 예정이래요. 이 비중을 2030년 6%, 2035년 20% 등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에요. 미국은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하는 정유사에 세제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어요.

우리나라도 바이오항공유 도입을 준비하고 있어요. 대한항공은 다음달 미주노선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 운항을 계획하고 있어요. GS칼텍스가 해외에서 바이오항공유를 들여와 배합할 예정이고요. 

다만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바이오항공유에도입에 대한 제도적 마련이 미비해요.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직 바이오항공유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요. 때문에 폐식용유 등을 사용해 석유 제품을 생산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에요.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기업들이 바이오항공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하는 항공사에게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어요.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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