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의 플레이메이커’ 손흥민, 이제 골만 넣으면 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이번 시즌 전형적인 윙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31)이 동료들의 득점에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하며 측면 플레이메이커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후반 원톱 스트라이커로 뛰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데, 골만 넣는다면 토트넘의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손흥민은 26일 본머스와의 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득점, 어시스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수훈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손흥민은 소파스코어 등 축구 통계매체로부터 7~8점대 준수한 평점을 받았다. 특히 영국 공영방송 BBC는 공격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평점 7.50점을 줬다. 2-0으로 앞서나가는 쐐기골을 넣은 오른쪽 윙어 데얀 쿨루세브스키(7.16점)보다 높다. 이날 경기에 나선 전체 선수 중에서는 선제골을 넣은 팀 동료 제임스 매디슨(8.18점) 다음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연계에 집중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충실히 한 것에 관한 평가다. 축구 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세트피스를 제외한 팀의 공격 장면에 가장 많이 관여했다. 슈팅 시도 2회, 기회창출 4회, 빌드업 관여 3회 등 총 9차례 공격 작업에 힘을 보탰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키패스도 양팀 선수 통틀어 가장 많은 4개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새 시즌 왼쪽 터치라인에 바짝 붙어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동료들에게 더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손흥민이 벌린 틈으로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 미드필더 파페 사르가 치고 들어오고 손흥민과 주고받는 패스를 통해 득점을 노리는 움직임은 토트넘의 주요 득점 루트로 자리 잡았다. 손흥민은 본머스전 쿨루세브스키의 두 번째 득점 장면에서 간결한 전진 패스로 기점 역할을 했다.
이타적인 플레이에 더해 득점포까지 가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흥민은 오랜 부진에 빠진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을 대신해 경기 후반 최전방 원톱에 서는 일이 잦아졌다. 적극적인 공중볼 경합, 볼간수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형적인 9번 스타일은 아니지만, 중앙과 좌우를 가리지 않는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다만 체력이 떨어지는 경기 막판 원톱에 서다보니 마무리 장면에서 아쉬운 장면이 자주 나온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서는 이후 경기에서는 손흥민 원톱 선발 카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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