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파열' 더 이상 투수로 못 뛴다면, 오타니 야수로 변신할까? "DH에게는 돈 안 쓸 수도"

박승환 기자 2023. 8. 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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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토미존 수술을 받게 돼 투구를 하지 못한다면, 야수로 경기에 나서는 모습도 볼 수 있을까.

오타니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홈 맞대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유는 부상 때문이었다.

오타니는 경기 시작부터 신시내티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는 등 차곡차곡 아웃카운트를 쌓으며 평소와 다름 없이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런데 2회 1사 1루에서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스트래드와 맞대결을 펼치던 중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고,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당시 투구에서 평소와 달랐던 점이 있다면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시내티전에서 오타니의 최고 구속은 94.4마일(약 152.9km)에 불과했고, 최저 구속은 90.9마일(약 146.3km)에 그치면서 평균 구속은(93.1마일)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상 징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교체된 직후 사유를 '팔의 피로'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진 결과는 조금 심각했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UCL)가 파열됐다는 것이었다. 팔꿈치 인대 파열은 야구 팬들이라면 알 수밖에 없는 '토미존 수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매우 심각한 부상이다. 한 번의 수술만으로도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할 수 있고, 수술을 받게 될 경우 복귀까지는 최소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토미존 수술'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전완근 통증을 겪어왔는데, 검진을 받아본 결과 토미존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고, 1년 이상의 오랜 재활을 거친 뒤 지난 2일에서야 빅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현재 오타니와 에인절스는 '수술'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페리 미나시안 단장은 지난 24일 더블헤더 1~2차전이 모두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2차 검진을 받은 이후 에인전트 등과 상의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다만 오타니는 올해 더 이상 투수로는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큰 부상을 당했지만, 정도에 따라 주사로 치료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크로스 체크를 받아 볼 예정이다.

타자로도 경기에 계속해서 나설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오타니는 지난 24일 1차전에서 빠진 뒤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차전에서 타자로 출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26일 뉴욕 메츠전에서도 타자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득점 3볼넷으로 활약하며 에인절스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냉정히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에인절스 입장에서는 오타니의 부상이 그리 큰 악재는 아니다. 하지만 2021년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올해도 MVP와 홈런왕을 향해 달려가며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는 가운데 팔꿈치 인대 파열은 오타니 '개인'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날벼락인 것은 틀림이 없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번 부상이 오타니의 몸값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수술을 받게 될 경우 장기 이탈이 불가피한 만큼 '몸값'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투수로는 당분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게 되더라도 '타자'로서도 가치가 높기 때문에 여전히 4~5억 달러(5308~6635억원)의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디 애슬레틱'은 후자의 반응을 내놓으며 뉴욕 메츠가 오타니의 영입전에 참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매체는 "뉴욕 메츠와 팬들 앞에서 오타니는 부상의 불확실성 속에서 가치를 보여준다"며 "오타니는 메츠를 포함한 어떠한 라인업도 변화시킬 것이다. 홈런(44개), 출루율(0.405), 장타율(0.664)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17도루와 타율 0.304를 기록 중이다. 투구를 하지 않아도 놀라운 수치"라고 감탄을 자아냈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이어 이번 부상이 오타니의 몸값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부가적인 수익도 뒤따를 수 있지만 타자로서의 퍼포먼스도 뛰어난 까닭이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와 관련된 기업들의 후원(스폰서), 경기장 내의 광고와 상품 등 팀이 얻을 수 있는 모든 수익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물론 스티브 코헨(메츠 구단주)과 같은 사업가는 이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오타니의 재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 가지 '가능성'과 '조건'도 제기됐다. 바로 오타니의 야수 출전이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타자로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종종 외야수로 경기에 나서곤 했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가 투구를 하지 못한다면, 수비를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메이저리그 고위 관계자는 오타니의 스피드와 운동 신경을 보면 평균 이상의 야수가 될 것이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며 "따라서 메츠와 같은 팀은 오타니가 투구를 하지 못할 때 지명타자에게는 돈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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