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못하지? 제주 방언 척척 해설하는 ‘클로바X’
리뷰·지도 등 여러 서비스 연동
오답·환각 현상 일부 발생키도
AI 업계서는 기대·우려 엇갈려
“‘폭삭 속았수다’라는 말이 무슨 뜻이야?”
“이 표현은 제주도 방언으로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하루 폭삭 속았수다’라고 말하면, ‘오늘 하루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이 됩니다.”
네이버가 지난 24일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바X’에게 제주도 방언의 뜻을 묻자 정확한 답변이 돌아왔다. 인용한 데이터 출처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제주도 제주학연구센터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오픈AI의 ‘챗GPT’는 “폭풍 속에 빠졌다는 의미의 속어나 유행어로 상황 등이 예상치 못하게 나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표현하는 용어”라고 다소 황당한 해설을 했다.
‘한국형 챗GPT’로 불리는 클로바X 공개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시 직후 접속자가 쇄도해 서비스 가입을 위해 별도의 대기 등록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 19세 이상만 이용 가능하며 네이버 회원 로그인 상태에서 3시간 동안 30개의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클로바X의 한국어 학습량은 초창기 챗GPT의 6500배 이상이다. 그만큼 한국 문화와 언어 맥락에 빠삭하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여의도에서 비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챗GPT는 존재하지 않는 ‘베지밥’이라는 식당을 댔다. 하지만 클로바X는 여의도에 있는 비건 식당을 정확히 짚어서 상세히 소개했다.
또 클로바X는 네이버가 기존에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된다. 식당 예약을 할 경우 관련 리뷰를 보여주고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위치를 알려주는 식이다. 네이버는 향후 쏘카, 컬리, 야놀자, 배달의민족 등 타사 서비스까지 붙여서 초거대언어모델(LLM)의 한계를 보완할 예정이다.
‘멀티턴(multi-turn) 대화’도 경험할 수 있었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 중인데 연습할 수 있도록 면접관이 되어 달라”고 하자 구체적인 지원 분야와 동기, 관련 경험 등에 대해 잇달아 질문했다.
물론 클로바X도 다른 생성형 AI처럼 오답과 환각 현상은 피하지 못했다. 서비스를 이용 가능할 수 있는 나이를 묻는 말에 “사용자의 연령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클로바X는 만 19세부터 이용할 수 있다. “챗GPT와 구글 바드의 단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니 “한국어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하지만 두 서비스 모두 한국어로도 이용할 수 있다. 두자릿수 이상의 곱하기 등 수학 문제 풀이에서는 대부분 오답을 냈다.
AI 업계에서는 평가가 분분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신선함이 없었고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등 가두리 정보 위주로 답변을 하다 보니 전문성도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장(바른AI연구센터장)은 “자체 개발한 국산 LLM이 나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한국어만큼은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며 “앞서 나온 AI들도 한국어 서비스를 하는 만큼 향후 차별화하려면 미국 상품을 쓰지 않는 제3국가들의 언어를 학습해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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