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이 1군에서 빠진 이용규와 동행하는 이유…정신적 지주가 필요하다
키움은 2023시즌을 시작하면서 이정후를 주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지난달 말 발목 수술로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주장이 바뀌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의 자리를 메울 사람을 며칠 고민하다가 지난 2일 베테랑 이용규로 선임했다.
그러나 이용규 역시 1군 엔트리에 없다. 이용규는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지난달 23일 복귀한 이용규는 21경기에서 타율 0.206으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주장 완장은 그대로 이용규에게 머물러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용규는 선수단과 계속 동행한다. 지금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빠져있지만 선수들 구심점을 만드는데 있어서 리더로서 역할은 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규는 지방 원정 경기에도 함께 동행한다. 홍 감독은 “훈련이나 준비는 계속 해가면서 동행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은 현재 베테랑들이 자리를 많이 비운 상태다. 포수 이지영이 지난 13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9일에는 내야수 이원석도 2군으로 갔다. 지난 18일 2군으로 간 정찬헌은 병원 검진 결과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2군으로 내려간 베테랑 선수들 중 복귀한 선수는 지난 25일 등록된 외야수 이형종 뿐이다.
이정후가 수술대에 오른 뒤 중요한 선발 자원인 최원태를 7월 말 LG로 트레이드한 키움은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사실상 올시즌 대신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키움 팀 내에서는 야수 중에서는 김혜성, 투수 중에서는 안우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런 가운데 다음 시즌부터의 새로운 그림을 그리려면 기존 선수들로 팀을 재편해야한다. 마냥 선수들의 성장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하나가 되어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야할 때다. 그렇기 때문에 키움은 이용규와 함께 동행하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문 뒤 올해 대권 도전이라는 목표로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던 키움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컬러 때문에 베테랑 선수들을 꾸준히 데려오는데 집중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원종현을 데려왔고 두산에서 자유의 몸이 된 임창민도 영입했다. 그리고 시즌 초에는 트레이드로 이원석을 데려와 구단 최초 다년 계약까지 맺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구상이 뜻대로 되지 않았고 베테랑 선수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비웠다. 그럼에도 키움의 야구는 계속되어야한다. 때문에 이용규가 구심점의 역할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당초 이용규의 1군 엔트리 말소 사유는 재정비 차원이었다. 홍 감독은 조만간 이용규를 1군으로 불러들일 계획도 가지고 있다. 9월부터는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기에 주장이 1군 전력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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