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 확산…與도 “너무 오버” “이념과잉 도넘어”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sgmaeng@mkinternet.com) 2023. 8. 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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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3월 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에서 사관생도와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 그리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사진출처 = 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가 문재인 정부 시절 설치했던 홍범도·지청천·이회영·이범석·김좌진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철거 또는 교내 다른 장소나 교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일각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굴곡진 역사의 희생양이셨던 독립투사 분이었고 박정희 대통령 이래 김영삼 대통령까지 보수정권 내내 훈장도 추서하고 수십년간 노력으로 유해를 봉환해 대전 현충원에 안장까지 한 봉오동전투의 영웅을 당시로서는 불가피 했던 소련 공산당 경력을 구실삼아 그분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한다고 연일 시끄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홍 시장은 “(홍범도 장군이) 6·25 전쟁을 일으켰던 북한군 출신도 아니고 전쟁에 가담했던 중공군 출신도 아닌데 왜 그런 문제가 이제와서 논란이 되는가”라며 “참 할 일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하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매카시즘’으로 오해받는다. 그만들 하십시오. 그건 아니다”라고 쓴소리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흉상 철거 이유가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경력 때문이라는데 납득하기 어렵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며 “홍 장군은 해방 2년 전 작고해 북한 공산당 정권 수립이나 6·25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분들의 흉상을 철거하면 강군이 되는가”라며 “윤석열 정권의 이념 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 친일매국에 대해서는 눈감고 종북·좌익에 대해서는 일제시대 이력까지 끄집어내 매도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이념편향이고 이념과잉”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그렇게(흉상 철거) 할 거면 홍범도 장군에 대한 박정희 대통령이 1963년에 추서한 건국훈장을 폐지하고 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며 “국가가 수여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를 누가 어떤 잣대로 평가해서 개별적인 망신을 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김웅 의원 역시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정신이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처음에는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며 “독립운동에 좌우가 따로 있는가. 좌익에 가담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도 지워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은 흉상 철거 관련 당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 경력을 언급했다.

흉상 철거 논란이 일자 육사 측은 “철거가 아니라 교내 다른 장소나 교외로 이전 방안을 검토하는 것 뿐으로 흉상 이전이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국방부 역시 지난 26일 “육사는 자유민주주의와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호국간성 양성기관으로서 군의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는 교내 다수의 기념물 정비 방안을 검토하여 추진하고 있다”며 흉상 철거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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