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페’ 찾은 ‘가베지’, 도쿄올림픽 개막식 화제 잇는 ‘1시간 논스톱 퍼포먼스’[리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원래 계획보다 1년 늦게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 대회는 개최를 앞둔 2021년까지도 부정적인 이슈가 산적해 있었다. 당장 코로나19의 영향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뿐 아니라 관계자, 관중들을 위협했으며 채 10년이 되지 않은 동일본대지진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한 안전 논란 등이 외신을 장식했다.
어쩌면 이런 순간, 사람들 사이에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한 줄기 웃음인지도 모르겠다. 2021년 7월23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의 최고 화제는 픽토그램 판토마임 공연이었다.
픽토그램은 국제 스포츠행사에서 종목의 특징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그림으로, 실제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부터 상용화됐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이 픽토그램을 다섯 명의 배우 마사와 히토시, 미나미 다이스케, 마츠모토 료가 마임으로 표현했다.
전 세계 수십억 인구가 바라보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그것도 생방송으로 50개의 종목을 미리 촬영한 편집본과 절묘하게 이어가며 선보였던 공연은 도쿄올림픽 개막식의 가장 큰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이 아티스트들 중 마사와 히토시는 ‘가베지(GABEZ)’라는 퍼포먼스팀으로 활동 중인데, 이들이 지난 25일부터 열리는 제1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무대를 찾았다.
26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부산 해운대 KNN시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 가베지는 넌버벌(무언극) 퍼포먼스의 진수를 선보였다. 일반적인 공연 코미디와 달리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없었지만, 순간순간 설정을 바꿔가며 짧은 시퀀스를 이어가는 모습은 3~5분 길이의 영상 콘텐츠에 열광하는 지금의 젊은세대에게는 더욱 적합한 느낌이었다.
가베지의 멤버 마사와 히토시는 박수를 이용한 관객참여형 퍼포먼스로 시작을 알린 후 오리모양의 소리가 나는 장난감, 플라스틱 야구방망이, 호루라기, 천, 직사각형 모양의 가림막 등 간단한 소도구를 가지고 다양한 상황설정을 보였다.
때로는 올림픽 개막식 아티스트다운 날랜 몸놀림이 관객의 감탄을 자아냈으며, 찰나를 놓치지 않는 다양한 표정연기가 집중도를 이끌었다. 이들은 무대뿐 아니라 관객석 역시 누비면서 틀에 갇히지 않는 활용능력도 선보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보통 다른 설정을 위해 넘어가는 부분에 시간을 벌기 위해 많은 퍼포먼스팀들이 영상이나 암전을 틈탄 음악 등 쉬어가는 부분을 만들지만, 가베지는 1시간에 가까운 시간에 쉬지 않고 퍼포먼스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다양한 모습에 감탄하거나 웃다 보면 어느새 1시간이 ‘순간 삭제’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세계인의 마음에 가닿는 퍼포먼스. 가베지는 왜 그들이 도쿄올림픽 화제의 중심이었는지를 너끈히 증명해냈다.
부산 |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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