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로 시작해 ‘4연속 버디’로 끝내다 … 돌아온 ‘역전의 수지’ 한화클래식 우승

2023. 8. 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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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통산 4승의 김수지(27)는 가을에만 4승을 거뒀다고 해서 ‘가을의 여왕’으로 불린다. 지난 해에는 ‘역전의 수지’라는 애칭도 추가로 붙었다. 지난해 2승을 거둘 때 모두 첫날 20위 밖에서 출발해 우승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첫날 공동37위로 시작해 우승했고, 이어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도 첫날 공동27위로 시작했지만 최종일 우승으로 연결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존재감이 거의 없다가 2021년 115번째 출전 대회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이나 상반기 보다 하반기에 힘을 더 내는 그의 골프 스타일이 모두 ‘역전의 수지’를 떠오르게 한다.

올해 상반기 김수지는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잘 풀리지 않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그린적중률 1위(77.77%), 드라이브 거리 6위(255.17야드), 평균타수 4위(70.75타)의 샷으로 상금랭킹 27위(2억 4886만원)에 머물렀다.

상반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던 김수지가 다시 ‘역전의 수지’로 돌아왔다. 그것도 올해 가장 많은 총상금(17억원)과 우승상금(3억 600만원)이 걸린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에서 첫날 20위 밖 성적으로 출발해 역전 드라마를 펼쳐냈다.

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김수지는 27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6언더파 66타를 기록해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이예원과 아타야 티띠꾼(태국)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대회 최종일 공동선두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첫날 김수지는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이 없었다.

2, 3번홀 연속 버디를 비롯해 버디 6개를 잡았지만 보기, 더블보기, 트리플보기를 1개씩 기록하며 이븐파 72타 공동23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특히 7번 홀(파3)에서 티샷을 페널티 구역으로 보내면서 3타를 잃는 바람에 주말골퍼들이 흔히 ‘양파’라고 부르는 더블파를 기록한 것이 치명타가 됐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공동5위로 올라서더니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는 버디만 5개를 잡고 공동선두에 나섰고 최종일 ‘4연속 버디’를 잡으며 끝내 우승컵까지 입맞춤했다.

첫날 양파로 시작해 최종일 4연속 버디로 끝낸 대역전극을 펼친 셈이다. 특히 첫날 더블파를 기록했던 7번 홀에서는 3,4라운드 연속 ‘설욕의 버디’를 잡기도 했다.

이날 4번 홀(파5) 보기로 시작한 김수지는 5번 홀(파3)에서 곧바로 버디로 만회했고 7번 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잡으며 선두로 복귀했다. 이날 김수지의 우승을 견인한 버디행진은 장타자들이라면 원온을 노릴 수 있는 10번 홀(파4)에서 시작됐다.

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302m 내리막 파4홀인 이 홀에서 드라이버를 잡는 과감한 공략을 택한 김수지는 한번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이 버디로 자신감이 충만해진 김수지는 11번홀(파4)에서는 2m 거리의 버디를 떨어뜨렸고 12번홀(파5)에서도 7m짜리 긴 거리 버디를 성공했다. 이어진 파3의 13번 홀에서도 김수지는 티샷을 핀 1m에 붙인 뒤 4연속 버디에 성공했다. 2타차 단독선두로 치고 나간 김수지는 이후 몇차례 위기가 있었으나 그때마다 파를 세이브했고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잡으면서 그만의 세리머니인 ‘왼손뻗기’로 시즌 첫 승을 자축했다.

이 우승으로 앞서 벌었던 시즌 상금(2억 4886만원) 보다 많은 우승상금(3억 600만원)을 획득한 김수지는 “상반기는 잘 안풀렸는데, 마음을 내려 놓고 나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기뻐했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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