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우정 너무 부럽네” 카이스트생 동기 ‘6인방’…2조원짜리 우정 신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카이스트에서 만난 6명의 대학동기. 2013년 이 한 장의 사진 속 주인공들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이들은 같이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누가 어떤 일을 해야할 지도 몰랐다. 단 한 가지, “어떤 일이든 우리가 함께 한다면 자신있다.” 루닛 백승욱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의 회상이다.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기술로 암을 진단하는 루닛은 공동 창업자 6인이 있다. 전자공학 등을 전공한 카이스트 대학 동기 6인은 2013년 ‘클디’라는 이름으로 창업 세계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미지 인식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던 시기여서 이들은 이 기술이 가질 파급력을 주목했다. 처음에는 의류 사업으로 시작했다.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고 미리 이미지로 옷을 입어보는 시뮬레이션 서비스였다. 서비스는 획기적이었지만 시장성이 낮았다.
이런 초반의 실패를 딛고 2015년 상호를 루닛으로 바꿨다. 백 의장은 “기술력도 중요했지만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당시 의료가 데이터기반으로 변화되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보니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암의 30% 이상이 병리 판독에서 놓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루닛의 사업 방향이 암 진단 솔루션으로 옮긴 배경이다. 하지만 공동 창업자 6인 중에는 의료 지식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그 때 나타난 사람이 서범석 현 대표이사다.
당시 서울대 의대에서 근무 중인 의사였던 서 대표는 백 의장과 카이스트 학부 동기로 10년 넘는 친구 사이였다. 백 의장은 “서 대표와 얘기를 나누다 루닛을 이끌 적임자라는 확신이 들어 과감히 대표직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2016년 루닛에 합류 후 2018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6인 공동 창업자에 한 명의 지원군이 합류한 셈이다.
6인 공동 창업자는 지금도 한 명의 이탈자 없이 함께 하고 있다. 백 의장을 비롯해 박승균 캔서스크리닝그룹 최고제품책임자(CPO), 장민홍 캔서스크리닝그룹 최고사업책임자(CBO), 팽경현 온콜로지그룹 최고제품책임자(CPO), 유동근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이정인 인프라스트럭쳐실장(VP) 등으로 창업 후 10년동안 한 명의 이탈자없이 루닛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 중이다.
백 의장은 “6명이 함께 창업을 결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원칙 두 가지는 '올바른 팀'과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좋은 사람들과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간다면 전문성이나 다른 것은 추후의 문제라는 것이 우리 여섯명의 공통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서로의 생각이 같은 동료들이 원팀이 되면서 기업은 창업 10년만에 2조원에 가까운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해 7월 코스닥에 상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루닛 주가는 1만원대 후반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 해 들어 AI 기술 등이 전세계 주목을 받으며 4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20만원대로 최고점까지 올랐다.
25일 현재 15만원대로 조정되긴 했지만 현재 시세로 봐도 루닛의 시가총액은 1조9300억원이 넘는다. 코스닥 순위 19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중 백 의장의 지분이 6.92%로 가장 많다. 현재 기준으로 백 의장의 자산가치는 1300억원에 이른다.
다만 회사는 아직까지 영업적자 상황이다. 긍정적인건 성장세가 주가만큼 가파르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164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 전체 매출액(138억원)을 반기 만에 초과 달성했다. 영업손실도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루닛의 주요 제품인 암 진단 관련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 관련 이미징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 스코프'의 매출은 매년 증가 추세다. 세계 여러 곳의 의료기관에서 루닛 제품을 사용 중이며 글로벌 빅파마와도 큰 건의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장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암 정복이라는 방향을 갖고 팀원들과 지난 10년간 열심히 달려왔다”며 “향후 10년은 루닛이 글로벌 암 케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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