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총재, 인플레 목표 2% 고수···"게임중 규칙변경 안돼"

정혜진 기자 2023. 8. 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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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존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ECB 통화정책위원들이 잇따라 긴축 조기 중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가 다음 달 유로존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말을 아낀 한편 ECB 내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에도 긴축 중단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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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따라 금리 신중히 결정"
ECB 정책위원 "긴축 조기중단 우려"
시장선 9월 금리인상 가능성 50%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서울경제]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존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ECB 통화정책위원들이 잇따라 긴축 조기 중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ECB가 9월 금리를 한 차례 동결하더라도 향후 금리 인상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2%로 고정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열린 잭슨홀미팅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 수정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게임 중이며 규칙이 있다”며 “게임 중간에 규칙을 바꾸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다음 달 유로존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말을 아낀 한편 ECB 내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에도 긴축 중단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여전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 "광범위한 구조적 변화에 따라 경제를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ECB는 신중하고 단호하게 데이터에 따를 것"이라고만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마르틴스 카작스 라트비아은행 총재는 전날 “ECB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조기에 중단하면 향후 경제에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추가로 완만한 인상에 나서는 것이 연내 혹은 내년 초에 더 많은 것을 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역시 “(금리 인상) 일시 중단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ECB가 9월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물가 압박이 지속될 경우 재차 긴축의 고삐를 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은 9월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50%로 간주하는 한편 연말까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매우 높게 보고 있다. ECB는 31일 발표되는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CPI)를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분석가들은 8월 CPI 상승률이 5.1%로 7월(5.3%) 대비 소폭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난해 최고 수준인 10.6%에서 절반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목표치는 두 배가량 앞선다. ECB는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9회 연속 인상해 4.25%까지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유럽에서 기업들이 상품·서비스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이른바 ‘그리드플레이션’ 역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글로벌컨설팅 업체 올리버와이먼이 유럽 식품 소매 및 제조 업체 70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주요 식품군에서 12%, 소매업에서 11%씩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유럽 물가 상승 요인의 절반이 기업의 이익 증가에 기인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반면 최근 1년간 유럽 저소득층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20년래 최고인 26%에 달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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