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한다더니.." 은행 '금산분리 완화' 연내 추진 어려울듯

권화순 기자 2023. 8. 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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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진출을 허용하는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 방안'의 연내 추진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금산분리 완화 방안 발표를 취소한 이유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비금융 분야 사업자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고 금융회사가 이 영역을 진출할 경우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라며 "개선 방안을 백지화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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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융회사 비금융업 진출 허용방안 발표 돌연 취소..연이은 은행권 금융사고 '역풍' 우려한듯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7.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진출을 허용하는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 방안'의 연내 추진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이달 안에 구체 방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돌연 발표를 연기했다. "백지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내년 총선까지 재추진 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남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대구은행 등에서 금융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는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예정됐던 금산분리 완화 방안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금융위는 당초 오는 28일 금융규제혁신회의를 개최하고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진출을 허용하는 구체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금산분리 완화 방안은 금융지주와 은행의 비금융회사 출자 한도를 현행 각각 5%, 15%보다 확대하는 게 골자다. 하반기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정책 중 금융권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정책이었다.

정부는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맞춰 금융권의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 금산분리를 일부 완화하겠다고 밝혀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기울어린 운동장'을 언급하며 "금융과 비금융 간 융합을 통해 새롭고 혁신적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정비해 3분기 중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산분리 완화 방안 발표를 취소한 이유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비금융 분야 사업자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고 금융회사가 이 영역을 진출할 경우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라며 "개선 방안을 백지화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에 비금융업을 허용할 경우 '골목상권' 침해 등 소상공인과의 갈등 우려가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연달아 터진 금융사고가 금산분리 완화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 경남은행과 KB국민은행, 대구은행 등에서 횡령, 미공개정보 이용, 유령계좌 개설 등의 대형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 "은행을 못 믿겠다"는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은행에 특혜로 보여질수 있는 금산분리 완화안을 내놓을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

오는 10월 국정감사와 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연내 재추진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산분리를 완화하려면 금융지주회사법, 은행법, 공정거래법 등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10월 국감을 마치고 혁신위에서 재논의 하더라도 국회에서 법 개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는 다만 규제특례인 혁신금융서비스를 활용해 현재도 금융회사의 비금융 혁신사업 진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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