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을 수 있으면 밟아봐"?…도로에 드러누운 아이들 충격 [이슈+]

홍민성 2023. 8. 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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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안전 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상해 교통사고를 내면 가중 처벌하는 일명 '민식이법' 도입 직후 몇몇 아이들이 스쿨존을 지나는 차를 뒤쫓거나 몸을 가까이 대며 운전자를 위협해 공분을 샀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법 시행 이후 "민식이법 취지는 참 좋지만, 어린이 잘못이 훨씬 더 큰 경우도 있다"며 "운이 나쁘면 어린이가 넘어지면서 사망할 수도 있는데, 사망사고면 벌금형이 없고 오로지 3년 이상의 징역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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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해진 줄 알았더니…大자로 드러누워
다시 스쿨존서 운전자 위협하는 아이들
도로에 드러누운 아이들. 일명 '민식이법 놀이'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안전 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상해 교통사고를 내면 가중 처벌하는 일명 '민식이법' 도입 직후 몇몇 아이들이 스쿨존을 지나는 차를 뒤쫓거나 몸을 가까이 대며 운전자를 위협해 공분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잠잠해진 듯했으나, 최근 다시 이런 행위를 하는 아이들이 포착돼 보호자의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아이들이 스쿨존이나 도로 한복판에 누워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다. 사진을 보면 스쿨존 횡단보도에 누워있는 두 아이는 누운 채 태연하게 휴대폰을 보고 있다. 또 다른 두 아이는 사거리 횡단보도에 대(大)자로 뻗어 누워있다.

도로에 드러누운 아이들. 일명 '민식이법 놀이'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티즌들은 우려를 표했다. "음주 운전 만나면 어쩌려고", "진짜 문제가 많다", "밟을 수 있으면 밟아보라는 건가", "시야 좁은 초보 운전자는 못 볼 수도 있겠다" 등의 반응이다. 민식이법을 규탄하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민식이법은 2019년 9월 11일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벌어진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돼 같은 해 12월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2020년 3월부터 시행됐다. 스쿨존에서 안전 운전 위반으로 만 12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케 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강력한 처벌 탓에 찬반 논란도 격화됐었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법 시행 이후 "민식이법 취지는 참 좋지만, 어린이 잘못이 훨씬 더 큰 경우도 있다"며 "운이 나쁘면 어린이가 넘어지면서 사망할 수도 있는데, 사망사고면 벌금형이 없고 오로지 3년 이상의 징역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한 스쿨존 앞에 설치된 정류장 앞으로 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꾸준히 대립해오던 찬반 양립은 올해 초 헌법재판소가 민식이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사그라들게 됐다. 헌재는 지난 2월 27일 변호사 2명이 각각 청구한 민식이법 관련 위헌 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했다. 헌재는 교통사고 위험에서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가중처벌 조항이 교통사고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며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했다.

하지만 민식이법 시행 이후 스쿨존 사고 건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1년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523건으로, 전년(483건) 대비 약 8.2% 늘었다. 비대면 수업 등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전이고 민식이법도 도입되지 않았던 2018년(435건)과 비교해도 소폭 늘었다. 법 시행에도 유의미하게 사고 건수가 줄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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