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신중하게 접근" 매파색 옅어진 파월···9월 동결 무게
"금리 더 올릴 준비됐다" 했지만
두 차례 걸쳐 'carefully' 언급
다우·나스닥 등 증시 상승마감
"경제 호조 지속땐 추가인상" 강조
고용·소비·물가에 향후 행보 달려
25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2023 연례경제정책심포지엄(잭슨홀미팅)’ 연설 직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시초가 대비 40포인트가량 하락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하락했고 이는 환영할 만한 진전이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연준은 해야 한다면 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하면서다.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신호를 바라던 시장의 기대와 반대되는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시장의 실망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S&P500을 비롯한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상승 마감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에 비둘기적 메시지가 오히려 더 많았다고 시장이 재평가했기 때문이다. S&P500은 0.67%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0.73% 상승했다. 연설 전후 2% 가까이 급락했던 나스닥종합지수도 결국 0.94% 오르며 장을 마쳤다.
시장이 주목한 대목은 파월 의장이 연설 중 두 차례 사용한 ‘신중하게(carefully) 나아갈 것’이라는 표현이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고려하면, 다가오는 회의에서는 새로 나올 경제지표를 보며 신중하게 나아가야 할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급박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이다. 애넥스웰스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재이컵슨은 “지난해 파월 의장이 물가 상승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던 기조가 이제는 ‘신중하게’로 바뀐 것”이라며 “금리 조정은 이제 (필수가 아니라) 일종의 미세 조정이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사실상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크로폴리시퍼스펙티브의 선임이코노미스트인 로라 로스너와버튼은 “이날 연설은 연준의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길을 닦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진전을 높이 평가한 점도 시장이 안심한 대목이다. 파월 의장은 관심 영역인 비주택 부문 근원서비스물가에 대해 “지난 3~6개월의 지표는 하락세를 보여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11월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주최한 대담 이후 주택 부문을 제외한 근원서비스물가 부문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영역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근원물가가 낮아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지속 하락할 것임을 확신하는 데 필요한 시작일 뿐”이라며 섣부른 승리 선언을 경계했다. 에버코어ISI 부회장인 크리슈나 구하는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을 마쳤다고 생각하는 사람 같아 보였고 현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는 전략으로 점차 전환하기 위해 매파적 분위기를 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주요국 증시도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가 0.07% 오른 것을 비롯해 파리 증시의 CAC40지수와 독일 DAX지수가 각각 0.21%, 0.07%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강세가 이어졌지만 충격은 피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달러 가치는 엔화 대비 0.38% 올랐으며 달러지수는 104.2로 0.21% 상승했다.
파월 의장이 지목한 한 가지 금리 인상 시나리오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잠재성장률(약 1.9%)을 계속 상회하는 경우다. 그는 “경제가 예상만큼 식지 않을 수 있다는 징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추세를 넘는 성장이 지속된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갈 위험이 있으며 이는 곧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서 11월이나 12월 중 한 차례 이상 금리 인상이 단행될 확률은 절반을 넘어섰다. 9월은 동결 전망이 여전히 80%다. 투자자들이 3분기 이후 미국 경제가 계속 확장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일단 정책 지연 효과가 점차 가시화해 경제를 식힐 수 있다고 간주하는 분위기다. 그는 “우리는 현재의 통화정책이 제한적인 수준으로 경제활동,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며 “(정책이 경제에 효과를 미치는 과정에) 상당한 추가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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