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원 모이는 제주만의 벌초문화 ‘안전사고 주의보’ 발령
3년간 100건 안전사고 중 85% 벌초철에
추석 전 벌초를 앞두고 제주에서는 ‘벌초 안전사고 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벌초 시기를 맞아 안전 사고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지난 24일부터 안전사고 주의보를 조기에 발령했다고 27일 밝혔다.
제주 사고손상감시시스템을 보면 최근 3년간 벌초 작업 중 모두 100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85%가 추석 전인 8~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원인 별로는 예초기와 낫 등을 사용하다가 다치는 사고가 42%로 가장 많았고, 무리한 작업 등으로 인한 신체적 요인 34%, 낙상 및 부딪힘 13% 등이다. 특히 예초기는 톱날이 반대로 튕겨 나가는 킥백(반동)현상으로 다치는 경우가 많다. 예초기는 톱날이 튕겨 나가지 않도록 날이 회전하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칼날에 이물질이 끼었을 때는 예초기 동력을 차단하고 장갑을 낀 후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시간대 별로는 벌초 작업이 주로 이뤄지는 오전 9시쯤이 19%로 가장 빈번했고, 농기계를 주로 다루는 남성의 사고 발생 빈도가 80%로 높았다.
제주에서 벌초 시기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가 각별히 요구되는 것은 예부터 벌초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면서 문중의 구성원이 빠짐없이 한 자리에 모이는 큰 행사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제주의 벌초는 ‘모둠벌초(모듬벌초)’ ‘문중벌초’ ‘웃대벌초’라고 하는데, 음력 8월1일 전후로 도 전역에서 가문 전체 구성원이 모여 대대적으로 조상 묘에 대한 벌초를 한다. 무엇보다 벌초를 문중이 단합하고 조상에 대한 효를 실천하는 중요한 자리로 여기고 있는 만큼 직계 종손뿐만 아니라 문중의 모든 후손이 참여해야 했다. 학교나 직장 등을 이유로 다른 지역에 사는 출향 제주도민조차 벌초를 위해 제주를 찾았고, 참석하지 못하면 벌금을 내기도 했다. 많게는 100명 넘게 모이는 문중도 있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절에는 제주도 차원에서 문중 벌초에 8명까지만 모이도록 특별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제주의 벌초문화는 코로나19 확산과 시대의 변화로 상당부분 희석됐지만 여전히 많은 가문에서 문중 벌초를 이어가고 있다.
김수환 제주소방안전본부장은 “추석에 앞서 벌초시기 안전사고 주의보를 조기 발령해 미리 사고 예방 안전수칙을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특히 예초기 사용 때에는 개인보호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 중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 킥백현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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