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던 온갖 상식이 깨진다..진짜 제대로 만들어진 나파 와인에 모두가 화들짝
풀바디 와인이면서도 가벼운 질감과 환상적인 향과 뛰어난 산도
[파이낸셜뉴스] 제대로 만들어진 나파밸리(Napa Valley) 와인은 온갖 상식을 깨뜨린다. 알코올 도수 14%를 훌쩍 넘는 검은색 풀바디 와인이 피노 누아(Pinot Noir)처럼 입안에 가볍게 내려앉는다. 침샘을 계속 눌러대는 기막힌 산도와 형형색색 실타래처럼 뿜어내는 과실향, 꽃향은 포도 품종마저 헷갈리게 만든다. 스타 와인은 다 이유가 있다. 최고의 떼루아에서 난 포도를 최정상급 와인메이커가 만졌으니 와인이 맛없을 수가 없다.
미국 나파밸리 최고급 와인 토칼론(To Kalon) 얘기다. 유명한 와인 평가 앱 '비비노(Vivino)'는 늘 토칼론을 미국 나파와인 최상단에 올려놓고 있다. 토칼론은 '최고의 아름다움(Highest Beauty)'를 뜻한다. 너무도 뛰어난 포도가 생산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토칼론 와인을 만지는 앤디 에릭슨(Andy Erickson)은 이미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을 통해 전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나파의 여왕이라 불리던 와인메이커 하이디 바렛(Heidi Barrett)이 스크리밍 이글을 떠나며 암흑기에 빠지자 구원투수로 등판해 다시 100점 와인으로 올려놓은 스타다. 앞서 할란 이스테이트, 스파츠우드 등 나파밸리 최고의 와이너리에서 경험을 쌓은 그가 만들고 있는 토칼론 빈야드 와인 3종을 지난 8일 경험해봤다.
종합주류기업 나라셀라가 수입하는 이 와인은 토칼론 빈야드 컴퍼니 엘리자스 레드 블랜드(To Kalon Vineyard Co. Eliza's Red), 토칼론 빈야드 컴퍼니 하이스트 뷰티 카버네 소비뇽(To Kalon Vineyard Co. Highest Beauty Cabernet Sauvignon), 토칼론 빈야드 컴퍼니 H.W.C 카버네 소비뇽(To Kalon Vineyard Co. H.W.C Cabernet Sauvignon) 3가지다. 워낙 생산량이 한정돼 있어 아주 소량만 배분받았다.
■엘리자스 레드 블렌드..진한 과실향에 포근한 타닌
검보라색 와인이 잔에 내려앉는 순간, 주변을 확 물리치는 진한 과실향이 압권이다. 디캔팅을 1시간30분 거친 와인인데도 잔을 가까이 가져가기도 전에 블랙커런트 향이 진동한다. 그런데 엑기스처럼 졸인 향이 아니라 신선한 과즙이 가득찬 향이다. 굉장히 이채롭다. 약간의 매콤한 흑연 향과 더운 느낌의 향이 더해져 있다. 까베르네 소비뇽(59%)에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이 41% 섞여있다.
입에 넣어보면 제일 먼저 살집좋은 두툼한 질감과 기분좋은 산도가 반긴다. 타닌도 아주 포근포근 깔린다. 포도의 가장 좋은 것만 고스란히 모아놓은, 진짜 잡맛 없는 진한 과실향이다. 거기에 시원한 민트향이 더해져 있다. 알코올 도수 14.4%의 풀바디 와인이지만 알코올 향은 전혀 없다.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지고 나면 강력한 신맛과 두꺼운 타닌이 남는다. 피니시는 서너숨 이상으로 상당히 길다. 로버트 파커 주니어 기준 평점은 2018빈티지가 94점, 2019 빈티지가 95점이다.
■하이스트 뷰티 까버네 소비뇽..독특한 먼지향 인상적
하이스트 뷰티 까버네 소비뇽은 와인 색이 좀 달라진다. 검보라와 루비빛 중간색을 띤다. 까베르네 소비뇽 100% 와인으로 알코올 도수는 14.5%다. 잔을 가까이 하면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향과 함께 들어오는 독특한 먼지 향이 인상적이다. 바싹 마른 땅에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질 때 튀어오르는 그런 먼지 향이 아니라 과실 껍데기 쌓인 먼지 향이랄까. 과실 향이 워낙 강해서일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퍽퍽한 먼지 향은 아니다. 스월링을 계속하면 산도 좋은 끼안띠 와인에서 나는 특유의 감칠맛 향도 올라온다.
입에서는 아주 기분좋은 산도가 제일 먼저 느껴진다. 과실향은 거의 검은색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색으로 변해간다. 질감은 미디엄풀바디로 전혀 무겁지 않다. 타닌이 아주 얇고 곱게 깔리는데 타닌에는 특유의 훈연향이 묻어 있다. 와인이 사라지고 난 후 입안에는 아주 우아하고 좋은 산도와 고운 타닌이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그 얇은 타닌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 남아 존재하는 것도, 훈연향을 내는 것도 아주 독특하다. 로버트 파커 주니어 점수는 2018이 93점, 2019가 95점이다.
■H.W.C 까버네 소비뇽..잉크같은 와인이 펼쳐내는 마법의 색채 환상적
토칼론 와인의 하이엔드 버전이다. H.W.C는 1860년대 토칼론 와이너리를 만든 H.W.크래브(H.W. Crabb)의 이름을 딴 와인이다. 까베르네 소비뇽 100%로 알코올 도수는 14.5%다. 와이너리에 따르면 이 와인은 토칼론 내에서 가장 좋은 까베르네 소비뇽 단일 클론으로 만들어진다. 와이너리 관계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확량이 적은 포도로 만들어지며 강렬하고 뛰어난 향과 색깔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잔에 쏟아지는 와인은 그냥 까만색이다. 정말로 검정 잉크같다. 진한 와인이 따라진 잔에서 올라오는 과실 향은 검은색과 붉은색이다. 그러나 잔을 입에 기울이는 순간 정말 놀라운 반전이 휘몰아친다. 제일 먼저 놀라는 것은 우아하고 강력한 산도, 그리고 깃털보다 가벼운 질감이다. 색깔이 이렇게 진한데 혀에 떨어지는 질감이 이렇게 가벼울수가 있을까 싶다. 입속에 들어올 때의 산도도 높지만 머금고 삼키고 난 다음에는 더 치솟는다. 그러나 찌르지 않고 입안에서 가볍게 뛰노는 신맛은 황홀감 그 자체다. 더 놀라운 것은 와인이 들어온 후 펼쳐지는 여러가지 꽃향과 풍미다. 와인의 향이 비강으로 올라가면서 마치 실타래가 여러 갈래로 촤악 펼쳐지는데 온갖 색이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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