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은퇴설 나오지..'마스크걸'로 증명한 안재홍의 새 얼굴 [★FULL인터뷰]

이승훈 기자 2023. 8. 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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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승훈 기자]
안재홍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아.. 드럽고 좋더라"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어 보인다. '마스크걸' 속 안재홍의 연기를 본 김의성이 남긴 한줄평이다.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이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심지어 "'마스크걸'이 안재홍의 은퇴작이냐"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만큼 극중 캐릭터와 안재홍이 혼연일체가 됐다는 것. 최고의 칭찬이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지난 18일 공개됐다. 안재홍은 김모미를 짝사랑하는 회사 동료 주오남 역을 맡았다.

공개 3일 만에 280만뷰를 기록한 '마스크걸'은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부문 2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 국가 TOP10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엄청난 화제성의 중심에 있는 안재홍을 스타뉴스가 만나 '마스크걸' 주오남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안재홍, 맨얼굴 감춘 이유
안재홍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안재홍은 '마스크걸' 주오남의 새로움, 신선함 등을 강조하기 위해 철저히 자신의 맨얼굴은 숨겼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고 싶었다는 안재홍. 그는 "처음에는 오히려 웹툰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주오남이 대본 속에서도 특이하고 특수한 면모를 지닌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나라는 배우의 맨얼굴을 조금 더 감춰두는 게 시청자분들께서 '저 캐릭터는 뭐지?'라고 생각하며 낯설고 이질감을 느낄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재홍은 "조금 더 색다른 캐릭터로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감독님께서도 그 말에 공감해주셨다. 분장 감독님도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다.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여러가지 버전을 테스트해보면서 주오남의 외형과 체형을 만들었다. 지금의 주오남 형태가 딱 갖춰졌을 때는, 분장실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캐릭터로서의 무언가가 단단하게 자리잡은 느낌이 들었다"라며 주오남을 처음 접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안재홍은 주오남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10kg을 증량함은 물론, 과감한 특수분장에 도전했다. 그는 "영화 '리바운드' 촬영 전에 '마스크걸'을 촬영했다. 마침 '리바운드' 팀에서도 증량 이야기가 나왔었고 '마스크걸'에서도 증량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어렵지 않게 살을 찌웠고 주오남은 체형이 더 보여지는 캐릭터여서 특수분장을 통해 몸 안에 살집을 만드는 장치를 넣었다. 특수분장은 매 회차 2시간씩 걸렸다. 특수분장 감독님께서 가발, 피부톤 등을 만들어주셨다"라고 말했다.

"주오남의 눈빛이 왜곡돼보이는 게 효과적일 것 같아서 굉장히 도수 높은 안경을 말씀드렸어요. 카메라에 비춰봤을 때 모니터를 바라보든, 실제로 사람을 바라보든, 다른 느낌이 들기를 바라서 제안했는데 감독님께서 '거기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하셨어요. 제작진도 제 도수에 맞지 않는 고도수의 안경을 착용하면 집중도 안 돼고 두통도 생길 수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그 부분은 하지 않았어요. 대신 뿌옇게 보일 수 있게끔 로션을 바른 손으로 안경에 지문을 많이 묻혔어요."

특히 안재홍은 엉덩이 노출신을 본인이 직접 소화했는지, 대역을 사용했는지 묻자 "비밀이다"라며 웃었다.
◆ 은퇴설 제기된 '마스크걸' 제안=귀한 기회.."망설이고 싶지 않았다"
안재홍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안재홍은 '마스크걸' 공개 이후 자신을 둘러싼 은퇴설, 이민설 등을 이미 알고 있었다. "다 봤다. 감사했다"라고 입을 연 안재홍은 "내가 표현한 캐릭터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게 감사했다. 그동안 밝은 에너지 또는 유쾌한 면모인 인물들을 많이 연기했다면 '마스크걸'은 완전히 어둡고 다크한 에너지로 가득한 작품이다. 제안을 주셨을 때 신선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 제안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귀한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로서 늘 품고 있는 지향점을 생각해봤을 때 망설이고 싶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안재홍은 "인물을 더 잘 소화해내고 싶고 새로운 얼굴을 잘 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게 생겼던 작품이었다. 주오남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살아있는 인물처럼 표현을 했을 때 이 작품이 더 재밌어질 것이고 김모미가 더 빛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그렇게 잘 표현이 될수록 김경자가 강력해질 것 같다는 생각으로 주오남을 준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반면 '마스크걸' 속 안재홍에게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모든 장면이 어려웠다면서 "쉬운 장면이 없었다. 잘 해내고 싶다고 생각했던 장면은 초반에 모미 집에 찾아가지 않나. 모미를 마주하고 서로 대화를 하고 모미는 나의 정체를 알게 됐다는 말을 하는데 그때의 대화들이 깊이 있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이었어. 누군가에게 이런 감정을 갖는 게'라는 대사가 개인적으로 작품을 보면서 좋아했던 대사였다. 또 주오남의 밑바닥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안재홍은 '마스크걸'로 데뷔한 신인 배우 이한별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그는 "굉장히 놀랐다. 스태프들도 많고 염혜란 선배님 표현처럼 각자 분야의 장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현장이었는데 정말 차분하고 단단하게 김모미를 표현해나감에 있어서 많이 놀랐다. 나도 주오남으로서 김모미와 호흡을 맞추는데 있어서 한별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다음 작품을 하는데 있어서 개인적으로 응원을 하게 될 것 같다"라며 이한별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안재홍은 배우 김의성이 '마스크걸' 시청 소감으로 '더럽고 좋더라'라고 말한 점에 대해 "너무 감사했다. 선배님께서 후배한테 큰 칭찬 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이 공개되고 많이 응원해주셨다. 색다른 모습과 캐릭터에, 연기에, 많이 응원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장항준 감독님이 작품을 보시고 며칠 후에 전화가 왔다. '너 보다 내가 더 연락을 많이 받는 것 같아. 사람들이 마스크걸 봤냐고'라고 하시더라. 워낙 인맥이 넓으시지 않나. 전작도 같이 했기 때문에 굉장히 축하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 '아이시떼루' 고백 공격 장면..알고 보니 안재홍 애드리브
안재홍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마스크걸' 속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안재홍의 '아이시떼루' 고백 공격 신은 사실 그의 애드리브였다. 안재홍은 "'아이시떼루' 장면은 원래 대본엔 없었던 장면이었다"면서 "원래 대본에는 '(눈을 질끈 감고) 저 모미 씨를 사랑합니다'만 있었다. 리허설 때 '주오남이 정말 고백을 하면 어떨까?' 싶어서 '모미 씨 사랑합니다. 아이시떼루'라고 했는데 감독님도 당황하셨던 것 같다. 이 장면은 주오남의 상상 혹은 망상이지 않나. 근데 고백하는 순간 '아이시떼루'라는 말이 나오면 상상이라는 지점을 시청자에게 빨리 알려드리는 거 아닌가 해서 고민을 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스태프들도, 주오남이라는 인물이 상상과 실제가 혼재돼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그 대사가 보여도, 상상이라는 게 미리 알려져도, 오히려 주오남으로 보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본 촬영할 때 '아이시떼루'를 넣어서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안재홍의 '아이시떼루' 신은 고현정도 놀라게 만들었다. 실제로 고현정은 최근 진행된 '마스크걸' 인터뷰에서 "위기감을 느꼈다"면서 "연기력으로 밀렸다"라고 극찬했다. 이와 관련해 안재홍은 "너무 감사했다. 솔직하게 들었던 생각은 그 마음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대선배님께서 후배를 응원해주기 위해 그런 말씀을 해주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따스하고 감동적이었다. 존경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라며 웃었다.

안재홍은 '마스크걸' 속 일본어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무려 두 명의 일본어 선생님과 수업도 진행했다. "주오남 에피소드에는 원래 일본어 대사가 없었다"는 안재홍은 "'마스크걸' 대본을 받고 웹툰을 보는데 주오남이 일본어를 혼자 중얼거리는 순간이 있었다. '어? 뭐지? 저 인물은 뭘까?'라는 호기심과 생경함, 서늘함까지 생겼다. 그래서 감독님께 드라마에도 녹여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을 드렸고, 감독님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해주셨다"라며 생일 파티, 혼자 모니터를 보면서 일본어를 말하는 장면의 탄생 비화를 설명했다.

"감독님이 한국어 대사에서 일본어 대사로 교체해주셨어요. 원래 제가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작진이 일본어 선생님 두 분을 소개시켜줬죠. 한분은 한국인인데 일본에 유학을 다녀온 사람, 한분은 일본인인데 한국에서 영화 일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수업을 통해 기초적인 뉘앙스를 배웠고, 일본인 선생님께서 조금 더 주오남스러운 부분들을 조언해주셨어요. 또 수업했던 내용들을 녹음해 자꾸 들으면서 일본어 장면들을 촬영했어요."

끝으로 안재홍은 가족들의 '마스크걸' 시청 반응도 언급했다. 안재홍은 "공개되는 날 부모님을 찾아뵙고 점심을 같이 먹었다. 놀라실까봐 '오늘 저녁에 공개가 될텐데 많이 무섭다. 공포적인 장면도 나온다'라고 미리 말씀드렸다. 보신 후에는 '너무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셔서 뭉클했다"라고 전했다.

안재홍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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