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맞나?" 호실적 올린 팹리스 3인방 비결은
영업이익은 14억→55억 무려 288% 증가
동운아나텍·제주반도체 실적 상승 흐름 보여
공통적으로 올해 들어 해외 수출 물량 증가
"내수시장 벗어나 수출 지역 확대하며 선전"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불황에도 불구하고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팹리스 반도체 기업들이 있다. 텔레칩스와 동운아나텍, 제주반도체 등이 그 주인공이다. 팹리스 기업들은 반도체 연구·개발(R&D)만 하고 생산은 외주(파운드리)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이들 업체는 침체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수출하는 반도체 물량을 늘리면서 호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텔레칩스는 올해 2·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325억원보다 49% 늘어난 483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억원에서 55억원으로 무려 288%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674억원보다 40% 늘어난 94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억원에서 108% 늘어난 81억원이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확보한 자동차용 반도체 경쟁력을 최근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이어 마이크로컨트롤러(MCU)로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텔레칩스는 자동차에 들어가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합성어) 기능을 하는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분야에 강세를 보인다. 특히 현대차·기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텔레칩스는 내수 시장에 이어 최근 해외 수출 물량을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매출액 중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6%에서 지난해 73%, 올해 상반기 76%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동운아나텍이 올해 2·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 동기 111억원보다 40% 늘어난 155억원이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243억원에서 70% 늘어난 41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억원 손실에서 87억원 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국 등 해외로 수출하는 반도체 물량이 꾸준히 늘어났다"며 "여기에 홍콩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로부터 받은 라이선스 수익이 더해져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운아나텍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은 지난해 62%에서 올해 상반기 76%까지 높아졌다. 동운아나텍은 스마트폰에서 영상을 촬영할 때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반도체인 'AF(Auto Focus)' 드라이버 집적회로(AF Driver IC) 분야에 주력한다. 동운아나텍은 이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이어간다. 영상을 촬영할 때 손 떨림을 방지하는 반도체인 'OIS(Optical Image Stabilization)' 컨트롤러 집적회로(OIS Controller IC)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제주반도체 역시 올해 들어 매 분기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 제주반도체는 올해 2·4분기 매출액이 직전 기간 300억원보다 10% 늘어난 33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8억원에서 54억원으로 증가했다.
제주반도체 관계자는 "올 하반기 들어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흐름을 보인다"며 "여기에 국내외 경쟁사와 비교해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한 5세대 사물인터넷(5G IoT),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면서 매 분기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반도체는 통신기기와 컨슈머, 네트워크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에 주력한다. 최근에는 5G IoT, 자동차 분야로 메모리반도체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중이다. 상반기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은 87%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경기 침체로 반도체 불황이 이어진다"며 "이런 가운데 일부 팹리스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수출 물량 확대에 나서 호실적을 거두며 두각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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