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외모 컴플렉스? 나도 있다···어떻게 하면 더 많이 웃을까 생각”
※이 기사에는 <마스크걸> 드라마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늘 외모와 피부 평가를 받고 살지만 제 컴플렉스를 이겨내려고 하지 않아요. 인정합니다. 컴플렉스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웃을까 생각하죠.”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교도소 수감자 김모미를 연기한 배우 고현정을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고현정은 지난 2021년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이후 2년만에 대중에 모습을 보였다. 그의 첫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출연이기도 하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게 살인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마스크걸>은 공개 후 3일만에 넷플릭스 글로벌(비영어권)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마스크걸>은 김모미라는 인물을 배우 이한별, 나나, 고현정 등 3명이 나눠서 연기해 화제가 됐다. 고현정은 극중 김모미가 살인 혐의로 교도소에 10년간 갇힌 채로 등장한다. 짧은 머리에 생기를 잃은 얼굴, 초점 잃은 눈동자의 극중 김모미는 딸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는 걸 알고 나서 주도면밀하게 움직인다. 총 7부작에서 고현정은 단 2회 출연한다.
고현정은 “장르물 시나리오여서, 또 제 나이대랑 맞는 역할이어서 반가웠다”면서 “조금 나오느냐 많이 나오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내가 무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기하면 나왔던 모습들, 표정들을 어떻게 하면 안 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좀 다르다고 느껴질지 고민하면서 촬영했다”고 했다.
고현정은 극중 대사가 많지 않다. 주로 무표정한 얼굴으로 김모미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는 “10년 동안 교도소에 있었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할 필요도 없는 상태였을 것 같았다”며 “첫 장면에서 왠만하면 튀지 않으려고 했다. ‘고현정 어디 있어?’ 그러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중 김모미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딸을 구하기 위해 병원 창문에서 시멘트 바닥으로 몸을 던진다. 차가운 맨바닥의 충격이 클텐데도 김모미는 주춤주춤 일어난다. 그는 “모성을 떠올리며 연기하지 않았다”며 “극중 김경자가 내 영역을 침범하려고 하니까 움직였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동안 모성을 표현한 작품이 정말 많은데 그것과 달리 ‘마스크걸’만의 표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총을 맞고 나서 마지막에 딸을 응시하는 장면에서도 원래 대사가 있었는데 아무말 하지 않는 걸로 바꿨어요.”
드라마는 외모 지상주의와 인간의 이중성을 다룬다. 극중 모미는 얼굴이 이쁘지 않아 무대에 설수 없었고 무시받으며 자란다. 고현정은 “저도 외모 지상주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전혀 아니다”면서도 “외모 컴플렉스때문에 모미처럼 잘못된 선택들을 하는데 외모를 뜯어고치는 것만이 해결방법은 아니잖아요. 모미를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했다. 고현정은 “늘 피부와 외모 평가를 받고 사는데 칭찬은 칭찬대로 받고, 제 컴플렉스를 이겨내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몇년 아팠던 적이 있어요. 정말 몸이 아팠어요. 그때 정말 웃긴 유튜브를 보는데 깔깔깔 소리내어 웃다보니 어느 순간 안 아프더라고요. 그 뒤로 스트레스가 오면 웃으려고 노력해요. 스트레스의 크기보다 더 많이 웃으려고 하죠.”
고현정은 그러면서 “누구나 마스크 몇개는 갖고 있다”면서 “내 안에 컴플렉스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어떤 심리로 사는지 등을 한번 직면 해보시는 건 어떨까 싶다. 마지막이 세련되고 아름답다”며 <마스크걸>에 대해 말했다.
1990년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서 말숙이로 출연한지 고현정은 어느새 데뷔 33년차. 그에게 연기란 무엇인지 물어봤을 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연기를 안 하고 살 수 없나 생각도 해봤어요. 연기가 회자가 되어야 하는데 개인사가 제 연기를 덮으니까요. 지금은 자유로워졌어요. 이제 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에요.”
그런 면에서 연기 경력 30년이 넘은 시점에 만난 ‘장르물’의 ‘김모미’는 그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다. “마스크걸의 엔딩 장면을 보면, 모미가 아무 걱정 없던 어린 시절, 재능을 발휘하고 기분이 좋을 때 영상을 보여주며 끝나잖아요. 진짜 모든 게 가능했던 그 시간들로 끝내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대추나무’에서 말숙이로 데뷔했어요. 그런 것처럼 ‘밝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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