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취소, 안먹어" 심상찮은 中의 '노 재팬'…日엔 '86' 전화가
정치인 방중 막고 여행취소·불매 기류,
주중 일본대사관은 "일본어 쓰지 말라"…
러시아는 수산물 중국 수출 확대 꾀해
공명당은 그동안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 왔다. 야마구치 대표는 이번 방중 기간 기시다 총리의 친서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달하고, 일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기반을 닦을 예정이었다. 오염수 방류에 관해서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설명을 거듭하고, 국제사회의 이해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중국에도 정중하고 솔직하게 전달해 이해를 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중국은 자국 내 반일 여론을 의식해 우회적으로 야마구치 대표의 방문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아오야마 루묘 와세다대 교수는 닛케이에 "이 시기에 야마구치 대표의 방중을 받아들여 양국 정상의 회담 분위기가 조성되면 (중국이) 양보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짚었다.
두 나라 간 긴장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일본 단체여행 예약 취소도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 등은 일본 오염수 방류로 반일 감정이 높아지면서 국경절(10월1일) 연휴(추석 포함 9월 29일~10월 6일) 여행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중국 정부가 지난 10일 3년여 만에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관광업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부푼 상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 음식점에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86으로 시작되는 전화가 40~50건 걸려 왔다. 전화를 받으면 '모시모시'(여보세요) '곤니치와'(안녕하세요)라고 일본어로 시작한 뒤 중국어 같은 말로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이 음식점 주인은 "다른 가게에도 같은 전화가 오고 있다"며 "이 역시 처리수 방류에 따른 해외 반응 중 하나라고 본다. 정부가 외교적 루트를 통해 제대로 대응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도쿄의 한 지역 문화센터에 "바보" "오염수" 등의 단어가 들어간 중국발 항의전화가 이어지는 등 후쿠시마 밖의 오염수와 관련 없는 시설에도 전화가 걸려온다고 전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중국 내 반일 감정 격화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자국민들에게 큰 소리로 일본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지난 25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외출할 때는 가급적 언행을 삼가고, 불필요하게 큰소리로 일본어로 말하지 말라"고 했다. 일본 대사관 내에서 26일 개최 예정이던 음악 행사도 안전을 고려해 취소했다.
중국 동방망에 따르면 일본산 수입물 전면 금지를 시행한 지난 24일 이후 온라인 쇼핑몰 핀둬둬에서 중국산 수산물 판매량이 2배가량 늘었다. 바다 생선 판매량은 148% 증가했고, 해삼 제품과 새우류 판매량은 각각 118%, 148% 뛰었다. 털게 등 민물게의 판매량은 730% 폭증했다.
러시아는 일본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러시아 식품위생검역소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수산물 수출업체 수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위생검역소는 "중국 시장은 러시아산 생선에 유망한 곳"이라며 "우리는 인증된 러시아 업체와 선박의 수, 상품 물량과 품목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과 대화를 지속해 공급 규정에 관한 협상을 완료할 방침이다.
수산물뿐 아니라 일본 제품 전반에 대한 불매 운동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웨이보에는 일본산 화장품 구매를 자제해 달라는 글과 함께 일본 브랜드 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이 목록에는 시세이도, 무인양품, DHC 등 수십 개의 일본 기업 및 브랜드가 포함됐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원래 일본 화장품을 애용했지만 오염수 방류 사태로 구매를 중단했다. 안전이 걱정된다"는 베이징 시민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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