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골→선발→부상' 안타까운 공식...울버햄튼 입단 후 3번째 햄스트링 부상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안타까운 공식이다. 황희찬이 좋은 흐름을 유지하려고 하면 부상으로 쓰러졌다. 벌써 3번째다.
울버햄튼은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에서 에버턴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울버햄튼은 시즌 첫 승을 달성하며 1승 2패(승점 3)로 리그 15위에, 에버턴은 3패로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황희찬이 시즌 첫 선발 출격했다. 울버햄튼은 지난 라운드 마테우스 누네스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좌측 공격을 이끌 선수가 황희찬뿐이었다. 여기에 황희찬은 지난 라운드 울버햄트의 시즌 첫 골을 선물하면서 좋은 흐름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 황희찬의 폼은 매우 좋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개막전에 교체 출전한 황희찬은 특유의 번뜩이는 움직임과 저돌적인 돌파로 맨유 수비를 괴롭혔다. 과감한 슈팅을 날려 안드레 오나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좌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올리는 크로스나 직접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좋았다.
가벼웠던 황희찬은 브라이튼을 상대 선발이 예상됐다. 하지만 게리 오닐 감독은 교체로 황희찬을 투입했다. 이미 0-4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한 줄기의 빛이었다. 후반 10분 교체 출전한 황희찬은 투입 6분 만에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득점을 터트리며 올 시즌 울버햄튼의 1호골 주인공이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 선발 기회를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좌측 윙포워드로 경기에 나선 황희찬은 번뜩이는 움직임과 기민한 플레이로 에버턴의 우측 수비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경기는 매우 치열했다. 에버턴은 아르나우트 단주마를 중심으로 공격을 펼쳤다. 전반 14분 단주마는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조세 사가 선방했고, 흐른 공이 골대를 맞으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황희찬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반 26분 황희찬과 볼경합을 펼치던 네이선 패터슨이 무릎을 향해 태클을 날려 황희찬이 큰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하지만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다행히 황희찬은 일어나며 다시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
이후 황희찬은 전반 종료까지 무리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전반 35분에는 황희찬이 직접 드리블을 통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패스를 보냈다. 이 공은 우측면의 페드로 네투에게 연결돼 마무리했지만 슈팅은 높이 떴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울버햄튼이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황희찬이 빠지고 라얀 아이트-누리가 투입됐다. 아이트-누리는 보통 좌측 풀백을 소화하는 선수지만, 황희찬을 대신해 좌측 공격을 담당했다. 후반에도 공격을 주고받던 양 팀은 결국 후반 42분 네투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사샤 칼라이지치가 머리로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한 골을 지켜낸 울버햄튼은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오닐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전반전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그래서 교체를 해야 했다. 누네스가 퇴장 징계로 빠진 상황에서 왼쪽 측면에 플레이할 선수가 부족했다. 황희찬 대신 아이트-누리가 제 역할을 할 거라 기대를 했고 좋은 공격 능력을 드러냈다. 아이트-누리가 공백을 잘 채워줬다"고 말했다.
황희찬의 부상은 울버햄튼 입장에서 매우 뼈아프다. 스쿼드가 두텁지 못한 울버햄튼이기 때문이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황희찬이 부상을 당했다. 울버햄튼은 부상 정도를 진단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영국 '버밍엄 라이브'도 "누네스가 없는 상황에서 황희찬까지 부상으로 나갔다. 부상으로 인해 황희찬은 블랙풀과의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나올 수 없고 앞으로 더 오랜 시간 결장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황희찬 스스로도 매우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상이다. 황희찬은 프로 데뷔 이후 공식 집계된 부상은 이번이 20번째다. 축구통계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총 9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함부르크 임대 시절에도 4차례 부상을 신고했고, 그중 힘줄 부상으로 43일을 결장(7경기 결장)한 것이 가장 길었다.
라이프치히 시절에도 장기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황희찬은 2020-21시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약 42일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10경기를 결장했다. 울버햄튼 이적 이후에는 6번째 부상이다. 황희찬은 2021-22시즌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49일(6경기 결장)을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유독 햄스트링 부상이 잦은 황희찬이다. 지난 시즌에도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황희찬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황희찬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대표팀 합류 이후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황희찬은 우루과이와 가나전에 뛰지 못했다. 다행히 포르투갈전 교체 투입돼 역전골을 넣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 2월 당했던 부상은 한 달의 회복 기간을 거쳐 복귀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3월 열린 복귀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교체 출전했다. 황희찬은 교체 투입 1분 만에 동점골을 터트리며 여전한 골 감각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빠른 복귀는 오히려 독이 됐다. 황희찬은 한 경기만을 소화한 뒤 다시 부상으로 쓰러졌다. 결국 황희찬은 3월 A매치 소집에도 참여하지 못하며 회복에 집중해야 했다. 당시 황희찬은 다시 한 달 간의 재활을 거쳐 4월 첼시전 복귀했다. 이후 브렌트포드, 에버턴을 상대로 득점을 터트리며 좋은 흐름 속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또다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지게 됐다. 그동안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을 경우 한 달 이상 결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부상에서도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황희찬의 부상이 길어진다면 다가오는 9월 A매치에도 나설 수 없게 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내달 8일 카디프 시티에서 웨일스와의 친선전을 치른 뒤, 13일 뉴캐슬로 이동해 사우디 아라비아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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