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승 수확’ 류현진 그래도 손해봤다… ERA 2.16→2.25, “병살로 가야했다” 비판

김태우 기자 2023. 8. 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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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클리블랜드전에서 시즌 3번째 승리를 수확한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6회 외롭게 싸운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올 시즌 성적에서 작은 논란을 일으키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다. WAR은 선수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많은 팬들은 물론 현지 언론이나 심지어 구단까지도 참고하는 기록이다. 다만 김하성의 경우 집계하는 매체에 따라 편차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

WAR은 메이저리그에서 집계하는 공식 기록은 아니다. 완벽한 기록도 아니다. 계산 방식이 만국 공통으로 통일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보통 가장 공신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팬그래프’의 WAR 집계를 동시에 본다. 김하성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두 집계의 차이가 큰 편이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는 메이저리그 야수 4위 내에 꾸준히 든다. ‘팬그래프’에서의 WAR도 훌륭한 편이지만,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의 성적까지는 아니다. 보통 10~20위 사이였다.

두 기관의 집계치 차이가 나는 이유 중 하나는 수비 지표의 반영 가중치다. 보통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WAR이 더 많은 수비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야수 쪽은 ‘팬그래프’의 WAR 집계를 더 신뢰하는 사람들도 많다. 수비 지표가 전체적인 그림을 너무 왜곡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그런데 27일(한국시간) 토론토와 클리블랜드의 경기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날 토론토 선발로 나선 류현진(36‧토론토)은 순항 중이었다. 경기 초반 구속이 완전하게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제구가 워낙 좋았다. 올해 들어 극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커브는 물론,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제구도 팔꿈치 수술 복귀 후 가장 좋았다. 지난 3경기 연속 무자책점의 기세를 잇는 것 같았다. 올해 리그에서 좌완을 상대로 가장 못 치는 팀인 클리블랜드는 속절없이 끌려갔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라미레스에게 홈런 하나를 맞으며 무자책점 행진이 끝났다. 그러나 경기 초반의 솔로홈런이었다.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팀 동료들도 1회부터 3점을 뽑으며 류현진을 든든하게 지원했다. 5-1로 앞선 5회 프리먼에게 홈런을 맞기는 했으나 이 또한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줄 만한 홈런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류현진의 스타일대로 순항 중이었다.

빠르지는 않지만 몸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을 폭격하는 패스트볼, 그 패스트볼과 같은 위치에 떨어지는 체인지업, 좌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꺾이는 컷패스트볼, 여기에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종잡을 수 없는 코스에 들어가는 무지개 커브까지 류현진의 패턴은 거의 완벽해 보였다. 모든 구종의 제구가 다 잘 됐다. 그러나 동료 실책은 어쩔 수 없었다. 류현진이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 류현진의 무자책점 행진을 끝낸 호세 라미레스
▲ 6회 수비 실책에 고전한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 리그 최고 수비수라는 채프먼은 이날 류현진을 돕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5회까지의 투구 수 관리가 너무 경제적이었던 류현진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었듯이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칼훈과 끈질긴 승부에서 우전 안타를 맞기는 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이날 홈런 하나에 잘 맞은 중견수 뜬공을 쳤던 라미레스. 류현진과 대니 잰슨이 마운드에서 의견을 주고받았다.

통했다. 1B에서 2구째 제구 잘 된 포심을 바깥쪽에 꽂아 넣은 류현진은 3구째 체인지업을 같은 자리에 밀어 넣었다. 직전 그 코스에 포심을 본 라미레스의 방망이가 응답했으나 10마일이 더 느린 체인지업을 정타로 받아칠 수는 없었다. 공은 3루수 방향으로 굴렀다. 타구 속도는 빨랐지만, 정면이었다. 게다가 토론토 3루수는 리그 최강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내야수 중 하나인 맷 채프먼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채프먼이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며 옆으로 튀었고,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다. 누가 봐도 3루수 실책이었다. 토론토 수비진은 또 문제를 일으켰다. 류현진은 곤살레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역동작이기는 했지만 백핸드 캐치로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런데 유격수 에스피날이 이를 또 놓쳐 무사 만루가 됐다.

2사 2루 혹은 많이 양보해도 2사 3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무사 만루로 돌변한 것이다. 이날 현지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의 베테랑 해설가 벅 마르티네스 또한 두 선수가 너무 2루 아웃을 신경을 쓰면서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채프먼의 수비에서는 “채프먼이 오늘 여러 번 놓친다. 시즌 11번째 실책으로 글러브를 차 버렸다. 병살로 가야 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토론토 벤치의 선택은 투수 교체였다. 베테랑 류현진이 마운드에 서 있고, 투구 수는 단 70개였다. 더 갈 만한 여력이 있었다. 그러나 연패에 빠져 1승이 급한 토론토는 충분히 충전되어 있는 불펜을 쓰기로 했다. 무사 만루에서는 아무래도 삼진을 더 잘 잡는 투수가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이미 가르시아가 마운드에 올랐다.

가르시아가 첫 타자 로리아노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실점이 하나 더 불어나기는 했지만, 토론토 벤치의 기대대로 세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투수 교체는 성공을 거뒀다. 인플레이타구를 허용조차 안 했다. 토론토 벤치의 교체 승부수가 성공한 것이다. 결국 토론토는 6회 위기를 벗어나고 8-3으로 이기며 한숨을 돌렸다.

▲ 류현진은 6회 실책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평균자책점 손해를 봤다
▲ 동료들의 실책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류현진과 대니 잰슨 배터리
▲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선 슈나이더를 축하하는 게레로 주니어

류현진은 시즌 3승째를 거두며 마지막에 웃었다. 다만 실책 탓에 평균자책점은 손해를 봤다. 물론 6회 실점은 자책점은 아니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쉽다. 땅볼 2개가 아웃이 됐다면, 클리블랜드는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2사 3루였을 것이다. 여기서 몸에 맞는 공이 나왔는데 밀어내기 상황이 아니라면 3루 주자가 4사구에 홈을 밟을 수는 없다. 2사 1,3루가 되고, 다음 타자 삼진 때 이닝이 끝난다. 그래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땅볼 두 개가 정상적으로 처리됐다면 류현진은 이날 투구를 6이닝 2실점으로 끝낼 수도 있었다. 마르티네스의 지적대로 채프먼이 정상적인 병살 처리를 하고, 에스피날이 실책하지 않으면 이닝이 끝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6이닝만 던지고 내려왔다고 해도 시즌 평균자책점은 2.25가 아닌 2.16이 될 수 있었다. 시즌 3승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세 경기 연속 비자책점이 있다는 건 수비가 류현진을 돕지 못한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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