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사 모드’ 손흥민, 공격P 없이 평점 8점...2경기 연속 키 패스 4회 '맹활약'
[포포투=김환]
손흥민이 또다시 공격 포인트 없이 높은 평점을 받았다.
토트넘 훗스퍼는 26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에 위치한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에서 본머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토트넘은 리그 2위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히샬리송, 손흥민, 메디슨, 쿨루셉스키, 비수마, 사르, 우도기, 반 더 벤, 로메로, 포로,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2-0으로 승리했던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온 토트넘이다.
전반전 초반은 팽팽했다. 토트넘은 전반 2분 만에 상대에게 찬스를 허용하는 듯했으나, 반 더 벤의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전반 4분 손흥민과 메디슨의 연계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히샬리송이 슈팅을 시도하기 전 상대 수비에게 막혔다.
토트넘은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양 측면의 우도기와 포로를 인버티드 풀백처럼 활용했다. 우도기와 포로는 중원으로 좁혀 들어와 토트넘의 후방 빌드업을 도왔다. 두 선수들의 가담 덕에 비수마와 사르가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도기와 포로는 때로 상대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며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토트넘이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14분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메디슨이 끊어냈고, 이 공이 손흥민에게 흘렀다. 손흥민은 다시 메디슨에게 공을 보냈고, 메디슨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의 아쉬움은 3분 만에 사라졌다. 전반 17분 비수마가 터치로 상대 압박을 벗겨낸 뒤 사르에게 공을 건넸고, 사르는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메디슨을 향해 수비 사이로 감각적인 패스를 보냈다. 본머스 수비진은 사르의 패스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고, 메디슨은 자신에게 온 패스의 결을 유지한 채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본머스의 골망을 갈랐다.
이 득점은 메디슨의 토트넘 데뷔골이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합류한 메디슨은 브렌트포드와의 개막전에서 두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더니, 이번에는 득점까지 터트렸다. 메디슨은 득점 이후 다트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이후 동료들과 데뷔골의 기쁨을 나눴다.
기세를 탄 토트넘이 계속해서 두드렸다. 전반 22분 메디슨의 환상적인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컷백 패스를 내줬다. 따라 들어온 사르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가 잡아내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손흥민은 전반 25분 자신에게 흐른 공을 잡은 뒤 슈팅을 시도해봤지만 손흥민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36분에는 메디슨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터치 미스로 인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히샬리송은 전반 40분에도 기회를 놓쳤다. 프리킥 상황에서 메디슨이 보낸 공을 헤더로 연결했으나 옆그물을 때렸다. 계속해서 공격을 허용하던 본머스는 전반 막바지 크리스티와 클루이베르트의 슈팅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무위에 그쳤다. 전반전은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1-0 리드가 불안했던 토트넘은 후반전 초반부터 추가골 득점에 집중했다. 후반전 초반에 득점이 나오지 않자 교체카드로 변화를 줬다. 히샬리송과 사르를 불러들이고 페리시치와 호이비에르를 내보냈다. 히샬리송이 있던 최전방에는 손흥민이 올라갔다고, 페리시치가 손흥민 자리에 배치됐다.
이내 토트넘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18분 우도기가 손흥민과 빠른 템포로 패스를 주고받은 뒤 측면에서 문전으로 패스를 내줬고, 이를 쇄도하던 쿨루셉스키가 방향을 바꾸는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공격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손흥민과 우도기의 콤비네이션 플레이, 그리고 지난 시즌 부진으로 아쉬워했던 쿨루셉스키의 공격 본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 득점으로 토트넘은 격차를 벌리며 여유가 생겼다.
토트넘은 경기에 쐐기를 박고자 했다. 후반 24분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메디슨이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간 뒤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메디슨의 슈팅은 빗나갔다. 이후 토트넘은 후반 29분 메디슨과 비수마를 불러들이고 로 셀소와 스킵을 투입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이후 토트넘은 한동안 확실한 기회를 만들지 못하다 후반 막바지 손흥민의 슈팅과 교체로 들어온 데이비스의 슈팅이 나왔으나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개막 이후 2승 1무, 3경기 무패를 달리며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경기 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반적으로 우리의 성과가 정말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전반전에는 정말 잘했다. 우리는 초반에 침착함을 유지했고, 필요할 때 용감했다. 경기를 단순하게 끌고가기 위해 노력했고, 이것이 경기를 컨트롤하는 데 도움이 됐다. 전반전은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경기가 진행됐고, 한두골을 더 넣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후반전 초반에는 경기를 통제하지 못했다. 두 번째 득점이 나온 이후에는 우리가 남은 경기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경기를 평가했다.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은 3경기 연속으로 공격 포인트를 쌓는 데 실패했지만, 득점이나 도움 없이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또다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손흥민에게 쿨루셉스키, 메디슨, 비카리오에 이어 팀 내에서 네 번째로 높은 평점인 8점을 부여했다. 매체 기준 손흥민은 기회 창출 4회(빅 찬스 1회), 드리블 성공 2회(3회 시도), 파이널 서드 패스 5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3회, 경합 성공 4회(6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단짝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이후 케인이 했던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개막전에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어진 맨유전에서는 뛰어난 플레이 메이킹으로 팀의 승리에 기여했고, 공격진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당시 손흥민은 기회 창출 4회, 드리블 성공 3회(5회 시도), 태클 성공 1회(100%), 리커버리 5회, 경합 성공 6회(8회 시도) 등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왼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뒤 새로운 측면 파트너 우도기와 연계를 통해 기회를 만드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또한 중원에서 상대 뒷공간 대각선 방향으로 침투하는 선수들을 향해 가볍게 공을 내주거나, 공을 가진 채 상대 수비를 끌어낸 뒤 동료에게 패스를 내주는 방식 등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손흥민이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날카로운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리는 손흥민의 모습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스타일에 변화를 준 손흥민은 ‘축구도사 모드’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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