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도 인정..안재홍 아이시떼루x나나 교도소 '마스크걸' 살렸다 [Oh!쎈 이슈]

[OSEN=하수정 기자] 넷플릭스 '마스크걸'에는 하나같이 개성 넘치고 독특한 캐릭터가 많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돋보일 수 없는 구조인데, 연기 구멍없는 캐스팅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작품의 초중반을 책임지는 안재홍과 나나의 연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없어서 안타까울 정도다.

지난 18일 공개된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어 순식간에 변모해 가는 김모미를 그려내기 위해 고현정, 나나, 신인배우 이한별을 3인 1역에 캐스팅했으며, 인터넷 방송 BJ, 쇼걸, 교도소 수감자라는 세 개의 인생을 사는 김모미를 통해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여준다.

지난 23일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마스크걸'은 공개 후 3일 만에 280만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부문 2위를 차지했고, 대한민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 국가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우선 안재홍은 김모미의 회사 동료 주오남으로 분해 열연했다. 퇴근 후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게 유일한 낙인 주오남은 BJ 마스크걸을 보던 중 그녀의 정체가 자신의 직장 동료 모미임을 직감하고 그녀에 대한 집착과 망상을 키워가는 인물이다.

탈모와 심한 비만을 지닌 캐릭터를 위해 10kg 이상 살을 찌우고 특수분장을 감행했으며, 일본어를 직접 배우는 등 실감나는 오타쿠 캐릭터를 완성했다. 주오남과의 200% 싱크로율 때문에 실제 촬영장에서 스태프한테 입장을 거부 당한 적도 있었다고. 공개 직후 인터넷상에서 '혹시 안재홍의 은퇴작이냐?'라는 우스갯소리가 퍼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아이시떼루' 장면은 원래 대본에 없었고, 그냥 눈을 질끈 감고 '저 모미 씨를 사랑합니다'였다. 촬영 들어가기 전 리허설을 했는데, '주오남이 정말 고백을 한다면 어떨까?'를 생각했고, 그때 '아이시떼루'를 외쳤다. 감독님도 약간 당황하셨던 것 같다. 근데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주오남으로 느껴질 것 같다고 생각해주셔서 촬영할 때도 '아이시떼루'를 넣어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안재홍을 본 대선배 고현정은 "'아이시떼루'를 할 때 '이건 정말 진짜다' 싶었다. '그런 모습이 저 사람한테 있나?'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정말 보면서 '연기란 이렇게 해야되는거구나'를 느꼈다. 사람이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하면 자고로 이렇게 해야되는건데 '나 뭐했지?' 싶더라. 특수분장이라도 하고 입술에 성형 부작용 분장이라도 해야했는데 너무 안 했다 싶어 반성하게 됐다. '안재홍한테 밀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욕심이 났다"며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쇼걸이자 모미B를 책임진 나나도 물오른 연기력이 '마스크걸'에서 드러났다. 

인터넷 BJ 모미A가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려고 성형 수술을 감행한 모미B는 자신의 정체가 들킬까봐 마치 죽은 사람처럼 살아간다. 무대 위에서 춤추는 쇼걸로 생활하지만, 수사망이 좁혀오자 결국 버티지 못한다. 

뒤태 전라 노출로 시작된 나나의 교도소 신은 모든 부분이 명장면이다. 토막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원작과 달리 자수를 선택한 모미B는 교도소 내에서도 유명인사가 된다. 

이한별이 일부 대역을 쓴 것과 달리 나나는 전라 노출 장면을 직접 소화했고, 교도소 액션 장면도 감탄을 자아낸다. 또 3인 1역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된 이유도 나나가 모미B의 감정선을 이끌면서 캐릭터를 잘 구축했기 때문이다.

모미C를 연기한 고현정은 "모든 모미의 연기를 봤는데, 제일 부러운 장면이 나나에게 있었다. 독방 갇혀있다가 나와서 또 때리는 장면이 너무 부러웠다. '다 갖는구나' 싶더라"며 후배를 칭찬했다. 

김용훈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생각도 못했는데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한 장면이 있나?'라는 질문에 "나나가 흑백신에서 누군가 싸우고 난 뒤 피투성이 얼굴로 '씩' 웃는 장면이 있다. 실제 대본에는 '웃는다'라고 돼 있었는데, 나나 배우가 딱 연기하는 순간 나도 모니터를 보면서 '와 진짜 미친X'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느낌을 받아서 크게 감탄했다"고 극찬했다. 

사실 '마스크걸'은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뉘는 작품이다. 웹툰계 레전드로 꼽히는 동명의 원작으로 인해 비교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났고, 드라마로 옮겨지면서 일부 서사가 각색되고 생략되는 등 혹평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열연에는 언론을 비롯해 네티즌들까지 입을 모아 호평과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