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믿지 않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가 추락하면서 많은 해법들이 나오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인민들이 더 이상 정부를 믿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공산당 일당 정부의 계획 경제로 고도성장을 구가해왔지만 최근 여러 정책실패로 부진한 결과가 이어지면서 사회의 기초적인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경제의 침체에 대해 정부가 딱히 효과적인 부양책을 내놓지 못하고 침체를 가늠할 통계 데이터 발표를 아예 중단하면서 더 큰 신뢰도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중국 국가통계국은 국가 경제 문제를 면밀히 관찰하는 지표인 청년 실업률 공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6개월 연속 16세~24세의 실업률이 증가하자 이 기관은 수치 수집이 더 개선되고 최적화돼야 한다는 명분으로 발표를 일방적으로 멈췄다.
"중국 경제는 연못이 아니라 바다이다. 바다는 평온한 날도 있지만 큰 바람과 폭풍도 자주 일어난다. 그런 도전이 없었다면 바다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큰 바람과 폭풍은 연못을 뒤흔들 수 있지만 바다는 결코 뒤흔들 수 없다. 중국 경제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때 자신감을 가질 충분한 이유가 있다."
중국 경제를 바다로 비유한 시진핑은 3연임에 성공했다. 아니 사실상 종신직의 문을 열어뒀다. 하지만 그 연설 이후로 5년이 지난 상황에서 중국 경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은 코로나19 봉쇄 이후로 망가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다. 마치 2008년 금융위기 이후와 같은 반등책이다. 2015년 부동산 시장이 잡음을 일으켰을 때도 베이징은 판잣집을 새 아파트로 교체할 만한 현금을 인민들에 뿌릴 배짱이 있었다.
하지만 기업인과 엘리트들은 이미 100년간의 실험으로 실패가 입증된 공산주의가 부활한 것에 좌절하면서 시장을 떠나고 있다. 덩샤오핑이 흑묘백묘로 도입했던 시장경제를 시진핑이 반세기 전에 멸망한 줄 알았던 초기 공산주의로 다시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 시장에서 지난 몇 주 사이에 10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 순유출이 지속되자 공산당은 증권규제당국을 통해 연기금과 주요 은행, 보험사 임원들을 소집해 중국 주식을 떠받치라고 강요하고 있다. 경제잡지 차이신(Caixin)이 보도한 얘기다.
팬씨는 이후 몇 년 간 한 에이전시에서 다른 에이전시로 옮겨 다녔지만 고객사들이 사라지면서 3개월 전 다시 해고됐다. 그는 지난달부터 거의 30개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제안을 받지 못했다. 팬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지금 다들 힘든데 쓸 돈이 없고 아마 지금이 제가 겪어본 것 중 가장 힘든 시간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중국 부동산은 GDP(국내총생산)의 25%, 가계자산의 70%, 은행 대출의 30%를 차지한다. 이 비중을 공산당은 인민들의 소비지출로 차환해 내수경제를 키우고 미국과의 무역장벽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그 변환과정은 만약 성공한다고 해도 아주 고통스럽고 지난한 기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빚이 정리되는 과정은 늘 아프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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