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가득했던 이재명 취임 1년...5번째 검찰 조사 앞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는 28일로 당대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임기 2년의 반환점을 도는 이 대표는 검찰의 다섯 번째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고, 두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제1야당을 표방했지만 지난 1년간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논란과 당내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계속됐다.
이 대표는 작년 8월 77.7%의 득표율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대선 패배 이후 5개월여 만에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개딸’ 등 지지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재집권 토대 구축이라는 임무에 실패하면 이재명의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 정신으로 임하겠다”며 “오늘은 승리의 진군을 시작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도 요청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은 이후에도 성사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첫째도 둘째도 마지막도 민생”이라고 했지만, 실제 이 대표의 임기 1년 동안 가장 주목받은 건 늘 ‘사법 리스크’였다. 이 대표는 작년 12월 취임 100일 때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민이 맡긴 권한을 야당 파괴에 남용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올해만 네 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올해 1월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같은 달 28일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2월 10일 같은 사건에 대해 2차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후 두 사건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2월 27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됐다. 부결은 됐지만, 민주당 안에서만 이탈표가 최소 31표 나오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사건’으로 네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겠다는 정치 검찰의 조작 수사”라고 했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에 대응하고 주기적으로 재판을 받는 사이, 당내에서는 ‘친명 대 비명’ 대립이 계속됐다. 비명계는 이 대표로 인해 민주당이 ‘방탄 정당’ 오명을 뒤집어썼다며 대표직 사퇴를 줄곧 요구해 왔다.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도 민주당 지지율이 그만큼 반등하지 않는 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민주당 발목을 잡고 있어서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개딸’들은 비명계 의원들을 ‘수박’이라 지칭하며 리스트를 만들어 문자 폭탄을 보내고 탈당을 요구했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자제를 요청했지만 개딸들의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취임 1년을 맞은 이 대표는 검찰의 다섯 번째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30일 이 대표에게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사건’으로 조사를 받으라 했지만, 이 대표는 이날 다른 일정으로 조사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이 9월 중 이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연설에서 ‘불체포권리 포기’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이 요구한 ‘비회기 중 영장 청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친명계를 중심으로 또다시 ‘체포동의안 부결’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친명계와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설사 이 대표가 구속되는 상황에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옥중 공천’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자수첩] ‘전공의 리더’ 박단, 이젠 전면에 나서라
- 부산·제주대 의대도 학생들 휴학계 승인
- “여·의·정 협의체 합의가 곧 정책… 성탄 선물 드릴 것”
- 젤렌스키 “우크라, 러·북한군 5만명과 교전중”
- [알립니다] 美 대선 이후 한미 관계 어떻게 설정해야 하나
- [알립니다] 제15회 민세상 수상자 정진석 교수·이미경 이사
- [팔면봉] 尹 대통령, 임기 반환점 맞아 “소득·교육 양극화 타개.” 외
- 딸이 돼버린 아들… 머스크 “워크가 내 아들 살해”
- “머스크는 수퍼 천재다” 트럼프가 인정한 남자
- “美가 이끈 자유주의 국제질서 바뀌어… 이분법적 세계관을 버려야 기회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