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년7개월 만에 국경 공식개방

3년7개월 만에 평양-베이징 노선 운영을 재개한 북한 고려항공 JS151 여객기가 26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오전 9시 20분께(현지시각)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사진은 평양 출발 여객기를 기다리는 북한 주민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이 외국에 체류하던 북한 주민들의 귀국을 공식 승인했다. 북한이 2020년 1월 ‘국가비상방역체계 전환’을 선포하며 국외에서 들어오는 국제항공과 열차, 선박 운항을 중단한 뒤 3년7개월만의 국경 개방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세계적인 악성 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북한 국적자)들의 귀국이 승인되었다”고 통보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귀국한 인원들은１주일간 해당 격리시설들에서 철저한 의학적 감시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과 24·26일, 중국에 체류하던 북한 주민들은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여객기를 타고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이동했다. 노동신문에서 귀국이 승인됐다고 한 건 이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올해 여름·가을 북한 항공사의 요청으로 ‘평양-베이징-평양’ 여객 노선 정기 항공편의 운항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방역 등급을 조정하고, 자국민의 입국을 공식화함에 따라 중국이나 러시아에 머물던 노동자·외교관 등의 귀국과 민간교역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조처를 보면 북한이 많은 부분에 있어 방역 이전의 상태로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경 개방은 무역 측면에서 민간교역도 개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따리상부터 시작해 다양한 방식의 민간교역이 가능해진 것이고, 외교관들이 들어오면 북한 정부 차원의 외교 활동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7월 전국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조처 등을 하며 방역 수준을 완화했다. 7월27일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을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의 방북이 이뤄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베이징과 이어지는 항공편도 열려 국경 개방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아시안게임 때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할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북한은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지난 16일 선수들을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시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선수단은 베이징 공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