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음낭가과 대통령, 부정선거 비난 속 재선에 성공 (종합)
야당 지지자들 협박, 체포...국제사회도 비난
45세 야당후보, 2018년 대선때도 박빙 패배
[하라레( 짐바브웨)=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이 26일 밤(현지시간) 마지막이자 두 번째 5년 임기의 대통령직에 당선되었다고 예상 시간보다 일찍 선거결과를 발표해 짐바브웨에서는 또 한차례 부정서거와 폭력 등 말썽 많은 선거가 종결되었다.
음낭가과 대통령이 당선자로 발표된지 몇 분도 못돼서 야당 대변인은 "적절한 증빙과정도 없이 성급하게 조합해낸 선거결과"라며 이 결과를 (인정할 것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음낭가과 대통령의 승리는 짐바브웨가 1980년에 소수 백인 정치가들의 통치시대를 끝내고 독립을 쟁취하여 건국한 이래 43년 동안 내내 정권을 유지해왔던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 연맹 - 애국 전선(ZANU-PF)당의 집권 연장을 의미한다.
짐바브웨는 그 장구한 세월 동안 단 두 명의 지도자, 즉 장기집권한 로버트 무가베와 음낭가과 등 2명의 대통령이 통치해왔을 뿐이다.
"악어"라는 별명을 가진 게릴라부대 전투원 출신인 80세의 음낭가과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52.6%를 얻어 당선했다고 짐바브웨 선거위원회가 수도 하라레에서 26일 밤에 발표했다. 45세의 야당 지도자 넬슨 차미사는 44%를 얻었다고 했다.
차미사는 2018년 7월에 치러진 대선에서도 음낭가과에게 패배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 했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표하는등 정치투쟁을 계속했다. 2021년에는 차에 타고 있다가 총격을 당하는 등 정치 테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번 선거 결과는 밤 11시 30분께 발표되었다. 투표소가 문을 닫은지 48시간 만이다.
하지만 이번 투표에 참관인단으로 참여한 국제 선거 참관인단은 이번 선거의 분위기와 야당 후보에 대한 협박, 신체 위협등을 이유로 선거 결과를 면밀히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부정선거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참관인단은 여당 지지 단체들이 투표소에 아예 책상을 놓고 앉아서 기표소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인적 사항과 세부적인 정보를 기록하는 등 불법적인 위협과 선거 개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 연합(AU)의 참관인단 대표 인 굿럭 조나선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여당의 이런 행동은 "법률위반 범죄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국내 선거 참관인 수 십명은 부풀려진 황당한 이유로 체포되어 법정에 끌려가기도 했다.
게다가 투표 자체도 문제가 있었다. 원래 23일 실시하기로 되어 있던 이번 선거는 투표지 인쇄가 지연되었다는 이유로 다음 날인 24일까지 연장되었다.
더욱이 대선 결과가 발표된 것은 투표일 바로 이틀 뒤였다. 평소 같으면 28일, 또는 하루 지연된 투표 때문에 29일에나 나올법한 투표 결과가 지나치게 일찍 발표되었다.
시민동맹의 차미사 대표 측 대변인 프로미스 음콰난지는 "우리는 적절한 증빙 과정 없이 성급하게 조합해서 내놓은 어떤 결과도 거부한다"면서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국민들에게 다음 단계 행동 지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ZANU-PF 선거 본부장 지얌비 지얌비 장관은 "짐바브웨 국민이 우리 당과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신임을 보여주었다"며 50년 넘게 여당을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6일 대선결과를 발표하기 직전에 수십 명의 무장경찰대와 물대포가 중앙선관위 집계 센터에 대한 철통같은 경비에 나섰다. 이 장면은 5년전인 2018년 박빙의 차이로 차미사가 음낭가과에게 패배했을 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항의 시위대 6명을 군인들이 살해했을 때를 떠오르게 했다.
이번 선거는 투표지의 인쇄 지연을 구실로 하루가 더 연장되면서 사미사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수도 하라레를 비롯한 전국의 박빙의 경쟁지역에서는 하룻밤을 투표소 앞에서 자면서 표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대선이 치러지기 직전 사미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야당의 모든 집회는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 당했고 자신의 지지자들은 여당 지지자에게 폭력과 협박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여당 지지자들이 야당 선거관리자들과 지지자들을 짓밟고 위협한 사례들을 보고했다. 국제앰네스티 위원회, 휴먼 라이츠 워치 등도 음낭가과 정부가 경찰과 사법관리들을 동원해서 물가고와 통화 위기 속에서 정부에 반기를 드는 야당지지자들과 정부 비판자들을 침묵시켜왔다고 밝혔다.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에서도 유독 경제적 위기가 최악에 이른 나라로 2007~2009년의 수퍼 인플레이션으로 자체 통화를 포기할 정도의 금융위기를 겪었다.
인구 1500만명의 짐바브웨는 이번 선거 결과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야당의 다음 단계 투쟁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히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결과가 조기 발표된 하라레 시내 거리는 평소에 붐비던 번화가 조차 고요했고 상점마다 텅빈 채 사람들이 거리에서 사라졌다.
한 식품 판매장의 경비원 제럴드 초사와는 " 이젠 다 끝났다. 변화할 가망은 없다"면서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품었었는데, 이제는 남들 처럼 이 나라를 떠나는 것 밖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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