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전 대출 막차타자"… 이달만 2조 불어난 `50년 주담대`

이미선 2023. 8. 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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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하 50년 주담대)이 이달에만 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50년 주담대 잔액은 지난 24일 현재 2조8867억원으로 7월 말(8657억원)과 비교해 이달 들어 2조210억원 불었다.

일부 은행은 이미 알아서 속속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중단하거나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농협은행은 '2조원 한도 소진'을 이유로 50년 주담대를 이달까지만 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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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13일 이후에 1.1조 ↑
연령 제한 거론되자 가입 급증
일부은행 한도소진에 조기마감

국내 5대 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하 50년 주담대)이 이달에만 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0년 주담대가 급증하면서 당국이 연령제한 등 규제카드를 검토하자 소비자들이 서둘러 대출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들 은행을 대상으로 긴급 가계대출 현황 점검에 착수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24일 현재 679조4612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679조2208억원)과 비교해 이달 들어 2403억원 또 늘었다. 특히 주담대는 같은 기간 4840억원(512조8875억원→513조3716억원) 증가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는 주로 50년 주담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5대 은행의 50년 주담대 잔액은 지난 24일 현재 2조8867억원으로 7월 말(8657억원)과 비교해 이달 들어 2조210억원 불었다. 이 대출에 대한 '연령 제한'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 13일 이후에만 1조1000억원 가까이(1조872억원) 늘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50년 주담대에 대한 쏠림 현상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히자 '막히기 전에 대출받자'는 불안 심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0년 주담대는 원리금을 5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대출자가 갚아야 할 전체 원리금은 늘어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년 단위로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보기 때문에 당장 현재 대출자 입장에서는 전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때문에 50년 주담대가 'DSR 우회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꺽이지 않자 은행들을 상대로 '가계대출 취급실태 종합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3명의 감사인원(은행감독국 2명·은행검사국 1명)을 각 은행에 파견해 △ 대출 규제 준수 여부 △ 담보 가치 평가·소득 심사 등 여신심사 적정성 △ 가계대출 영업전략·관리체계 △ 고정금리·분할 상환 방식 등 질적 구조 개선 관리 현황 △ 가계대출 관련 IT(정보기술)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사실상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살핀다는 뜻으로, 이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처방(지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문상 점검은 하나은행(8월 24∼29일)을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KB국민은행(4∼7일), 우리은행 (11∼14일), 신한은행(18∼21일), NH농협(19∼22일) 순으로 나흘씩 진행된다.

이후로는 10월께까지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인터넷은행 등에 대한 점검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부 은행은 이미 알아서 속속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중단하거나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수협은행과 카카오뱅크는 50년 주담대에 '만 34세 이하' 규제를 도입했다. 대구은행도 이달 중 같은 기준의 연령 제한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2조원 한도 소진'을 이유로 50년 주담대를 이달까지만 팔기로 했다. 경남은행도 28일부터 같은 상품의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50년 만기와 같은 초장기 대출상품의 DSR 산출 방식을 바꿀 가능성도 점친다. 은행권 관계자는 "만기는 50년을 유지하지만, 대출 한도를 늘리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없도록 DSR 산출 과정에서는 만기를 30년이나 40년으로 간주해 대출 한도를 계산하는 방법이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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