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아녔어?…넷마블 '신의 탑' 원작팬 사로잡은 비결
애니메틱 콘티·모션캡쳐·모핑 등 애니메이션 퀄리티에 심혈
"우리나라 IP를 전세계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목표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넷마블이 수집형 애니메이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신의 탑)’ 흥행에 성공, 실적 반등 신호탄을 쐈다. 전세계 60억회 조회수를 기록한 유명 웹툰 ‘신의 탑’을 활용한 이 게임은 원작을 충실히 구현,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깐깐한' 원작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7월26일 출시된 신의 탑은 출시 하루 만에 한국 앱스토어 매출·인기 1위, 이어 구글 플레이 매출 4위로 올라서며 여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사이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홍콩 등에서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장기간 신작 보릿고개를 겪었던 넷마블 입장에서 신의 탑 흥행은 감회가 남다르다. 신의 탑 개발을 총괄한 정언산 넷마블엔투 PD는 신의 탑 흥행 요인에 대해 “원작의 충실한 재해석에 신경을 썼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웹툰 1화부터 스토리를 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는데 그런 부분을 좋게 봐준 것 같다”라며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전투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미흡한 부분들도 있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정 PD는 “북미,유럽, 아시아 모두 인지도 높은 IP로 반응이 좋다”라며 “점진적으로 해외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IP인 신의탑으로 전세계에서 즐기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웹툰을 좋아했던 이들도 원작 구현에 호평하고 있다. 정 PD는 “원작 팬들이 생각한 모습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가 많다. 캐릭터들이 각 시점별로 성장하고 다른 컨셉들로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도 충실하게 구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처럼 넷마블이 신의 탑 원작을 잘 구현할 수 있었던 배경은 애니메이션 작업에 상당히 공을 들인 덕분이다. 신의 탑 개발 스튜디오 중 아트팀의 인력이 가장 많다. 실제 애니메이션 작업에 사용되는 애니메틱 콘티로 작업해 몰입도를 높였고, 액션 전문 배우들을 통해 모션캡쳐를 적용했다.
김용원 아트디렉터(AD)는 “애니메틱 콘티가 제대로 역할을 했다. 기획과 아트 방향을 애니메틱 콘티를 보면서 같이 얘기할 수 있었고 시행착오를 줄였다”라며 “필살기나 모션이 콘티를 통해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실제 물체의 움직임을 컴퓨터에 입력해 수치적 데이터로 컴퓨터에 저장하는 ‘모션캡쳐’도 생동감 있는 신의 탑 캐릭터의 비결이다. 김 AD는 “드라마틱한 모션 작업을 하는데 도움이 됐고, 모든 캐릭터 움직임에 반영이 되고 있다”며 “또 모션 캡쳐는 거친 모션이 많아서 애니메이터들을 거쳐 부드럽게 다듬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게임 캐릭터 표정이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도록 '모핑' 기술을 적용해 보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이처럼 애니메이션 작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게임업계에서 드문 시도다. 정 PD는 “신의 탑 개발기간은 총 3년인데, 아트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고 스튜디오에서 아트실이 가장 많다. 카툰 관련 인력들을 많이 영입했다”고 했다.
그동안 유명 웹툰을 활용한 게임들이 다수 출시됐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낸 작품은 드물다. 반면 신의 탑은 웹툰 게임은 뜨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깼다. 여기에는 원작 구현을 위한 노력이 주효했다고 개발진들은 평했다. 정 PD는 “웹툰 IP 게임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지 않았다. 얼마나 정성을 들여 만들고, 원작이 갖고 있는 설정이나 스토리를 게임에 잘 녹여 게임스럽게 만들어내는 지가 중요한데 그런 부분을 잘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의 탑이 게임으로 탄생한 배경에는 원작 애독자인 정 PD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정 PD는 “게임 장르가 정해진 뒤 IP를 선정할 때 신의 탑을 하고 싶다고 회사에 강력히 어필했다. 원작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고 등장인물 개개인들이 사연을 알아가는 재미가 정말 좋았다”고 했다.
원작자 SIU와 협업도 긴밀히 진행됐다. 정 PD는 “모든 비주얼과 스토리는 작가 검수를 통해 제작이 되며, 설정상에 오류는 없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라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 원작의 줄기를 따라가는 스토리 모드와 별도의 외전 등 이벤트성 외전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정 PD는 “원작도 오랜 기간 연재를 하다 보니까 시대 흐름에 따라서 작품도 바뀌기도 한다. 최근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하기 위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주인공 캐릭터들을 10번 이상 재작업을 했다”고 했다.
신의 탑의 기본 전투 시스템에 턴제 방식을 쓰지 않은 이유도 보는 재미를 키우기 위해서다. 정 PD는 “여러 캐릭터들이 순간 순간 쓰는 스킬의 조합들이 실시간으로 만들어졌을 때 훨씬 매력적”이라며 “보는 맛도 실시간 전투가 더 크고, 게임성을 살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의탑은 원작 스토리 초반부를 다룬 스토리 모드와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모험 모드로 나뉜다. 게임 몰입감을 위해서다. 정 PD는 “스토리 모드는 한 편, 한 편 만드는데 시간과 비용이 상당해 나눴다. 꾸준하게 연재 방식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의 탑은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았다. 수집형 RPG인 만큼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오프라인 소통에 힘쓸 예정이다. 정 PD는 “잦은 점검을 통한 패치보다는 한 번에 점검을 통해 2주 정도 즐길 수 있는 분량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오프라인 소통이나 실시간 방송도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는 서비스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 정 PD는 “신의 탑은 13년 연재 역사를 지닌 작품이며 지난 이야기들을 집대성하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우리나라 IP를 전세계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꾸준히 잘 서비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혜경 벌금형 선고에…이재명 "아쉽다" 민주 "검찰 비뚤어진 잣대"
- '마약 투약 의혹' 김나정 누구? 아나운서 출신 미스맥심 우승자
- "김병만 전처, 사망보험 20개 들어…수익자도 본인과 입양딸" 뒤늦게 확인
- 채림, 전 남편 허위글에 분노 "이제 못 참겠는데?"
- "패도 돼?"…여대 학생회에 댓글 단 주짓수 선수 결국 사과
- [단독]'김건희 친분' 명예훼손 소송 배우 이영애, 법원 화해 권고 거부
- "월급 갖다주며 평생 모은 4억, 주식으로 날린 아내…이혼해야 할까요"
- 배우 송재림, 오늘 발인…'해품달'·'우결' 남기고 영면
- 이시언 "박나래 만취해 상의 탈의…배꼽까지 보여"
- '살해, 시신 훼손·유기' 軍장교,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