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보육·교육비 인상시 5년간 매년 6조 더 필요"

김정현 기자 2023. 8.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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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DI 이진권 부연구위원 등 재정소요 추계
尹정부 유보통합 로드맵 적용한 추정 연구
[서울=뉴시스]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만 0~5세 영·유아의 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025년부터 취학 전 아동들은 새롭게 출범하는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기관에 다닌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유보통합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월31일 오전 서울의 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모습. 2023.08.27. (사진=뉴시스DB). 2023.08.27.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유보통합을 위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 간 연 평균 5조7500억원의 재정이 더 투입돼야 한다는 추정이 나왔다. 보육·교육비를 매년 높인다고 가정했을 때다.

27일 이진권 한국교육개발원(KEDI) 부연구위원 등이 지난 6월 학술지 '교육재정경제연구'에 게재한 논문 '유보통합 재정소요 추계 연구'에 따르면, 표준 보육·유아교육비를 내년부터 4년간 매년 15%씩 인상할 때 연 평균 추가 소요액은 이같이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유아교육·보육(유보)재정 투입액이 총 19조3400억원이라고 추계했을 때, 내년에는 이보다 1조7000억원, 2027년에는 14조3000억원이 더 늘어나는 식으로 추정된 연도별 추가 소요액 수치들의 평균을 구한 것이다.

연도별 유보재정 총액은 2024년 21조400억원→2025년 23조8900억원→2026년 28조100억원→2027년 33조5900억원으로 추정됐다.

표준 보육·유아교육비 인상 폭을 10%씩으로 낮출 경우, 5년 간 연 평균 추가 소요액은 1조92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인상 폭이 5%포인트(p) 줄었지만 연 평균 추가 재정 소요액이 3조8300억원 가량 벌어지는 이유는 마치 복리처럼 4년 동안 매년 전년 대비 10% 또는 15%씩 재정 투입액을 늘려 나간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표준 보육·유아교육비는 학자마다 정의하는 개념이 다르지만, 통상 '영유아 1명을 보육·교육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 비용'을 말한다. 연구진은 매달 1인당 ▲만 0세 154만3284원 ▲만 1세 109만9811원 ▲만 2세 90만5298원 ▲만 3~5세 54만2417원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교직원 인건비, 교재교구비, 재료비, 설비비, 비정규직 인건비, 공공요금, 학생복리비 등을 반영해 추정한 선행 연구 결과 값을 활용한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어린이집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고려해 만 0~2세 표준보육비를 국·공립유치원 수준의 인건비를 적용해 다시 산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정소요를 추계할 때 소비자물가지수와 통계청 장래인구 중위추계를 반영했다. 해당 장래인구 중위추계는 만 0~5세 인구가 2020년 221만8000명에서 2027년 146만4000명으로 3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여기까지도 과거 자료를 토대로 한 보수적인 액수라고 봤다. 이에 표준 보육·유아교육비를 매년 10%씩 또는 15%씩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가정해 현실적인 재정 소요액을 추계한 것이다.

연구진은 "현재의 유보재정만으로 질적 여건까지 충분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본 연구에서는 교사 양성과 재교육, 연금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지자체 자체사업 등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이주호(왼쪽 두번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왼쪽 세번째) 보건복지부 장관, 이철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조희연(왼쪽) 전국교육감협의회 회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유보통합 실현을 위한 4개 기관 공동선언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사스DB). 2023.08.27. photo@newsis.com

이번 논문은 앞서 1월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 방안'을 고려해 매년 관계 당국이 투입해야 할 유보재정의 총액을 추정한 결과로서 눈길을 끈다.

당시 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기관 출범 시기를 오는 2025년으로 잡고 유보통합 완성 연도는 2026년으로 공표한 바 있다.

또 양 기관의 격차 해소를 위해 학부모 부담금과 교사 처우개선, 시설환경과 운영비 개선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충당할 재원은 가칭 '교육·돌봄 책임 특별회계'를 도입할 방침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유보 관리체계 일원화 방안'을 통해 복지부의 보육예산(국고 5조1000억원)을 교육부로 넘긴 뒤, 이어 광역시도의 국고 대응투자 사업을 모두 시도교육청으로 순차 이관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광역시도와 시·군·구 등 기초지자체의 지방비 관련 사업은 그 성격을 고려해 일부만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협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지자체 여건에 따라 자체 사업이 대폭 축소되거나 대응투자를 포기할 경우 추가적인 재정소요는 본 연구 결과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유보통합은 국정과제인 만큼 일정 부분에 대해 중앙 정부가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보통합을 위한) 특별회계를 설치하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하도록 내국세나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등에 연동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교육부 유보통합추진단은 지난 5월부터 보다 구체적인 유보통합에 따른 비용 지원 방안과 재정추계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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