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소생]해태의 차가운 반격…'고향 냉만두'로 돌아왔다

김아름 2023. 8.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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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고향만두 여름 버전 출시
차가운 냉면육수에 담아 먹는 만두
해태제과 고향 냉만두/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 [편집자]

왕년엔 잘 나갔지 고향만두

요즈음 소비자는 '냉동만두'라고 하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를 떠올리지만, 10년 전만 해도 냉동만두의 대명사는 해태제과의 고향만두였다. 해태제과는 1980년대 냉동만두 제조사 도투락을 인수한 뒤 '고향만두'를 냈고 20년 넘게 국내 냉동만두 시장을 독차지했다. 경쟁자라고 부를 만한 브랜드도 없었다.

지루했던 냉동만두 시장에 변화가 찾아온 건 2012년이다. 당시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를 내놨다. 기존 냉동만두의 2배는 됨직한 크기에 속이 꽉 찬 비비고 왕교자는 시장을 뒤흔들었다. 출시 1년 만에 업계 2위로 올라섰고 3년 만인 2015년 고향만두를 제쳤다. 그 뒤로 양 사의 간격은 계속해서 벌어졌다.

해태제과는 2위도 지켜내지 못했다. 풀무원이 '얄피만두'를 내놓으면서다. 2018년 풀무원은 기존 냉동만두보다 얇은 피를 내세운 '얇은피꽉찬속 만두'를 출시했다. 에어프라이어 보급에 맞춰 바삭하게 먹을 수 있는 얄피만두는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다. 10% 남짓했던 점유율이 20%를 웃돌았다. '원조 냉동만두' 고향만두는 3위로 밀려났다.

군·찐·물만두 말고 냉만두

와신상담한 해태제과가 올해 내놓은 신제품은 냉만두다. 기존에 없던 카테고리로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냉동만두 시장은 비비고 왕교자나 고향만두 같은 교자만두, 기름을 둘러 구워 먹는 군만두, 물에 끓인 후 건져 먹는 물만두, 손만두처럼 큰 사이즈의 왕만두로 나뉜다. 조리법이나 맛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뜨겁게 먹는 만두'라는 점이다.

해태제과가 올해 선보인 '고향만두 여름 냉만두(고향 냉만두)'는 카테고리를 조금 달리한다. 고향만두 특유의 쫄깃한 얇은 피에 국내산 닭고기와 애호박으로 만든 만두소를 듬뿍 담아 시원한 육수와 함께 먹는 메뉴다. 

해태제과 고향 냉만두/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생김새는 교자만두에 가깝지만 조리는 물만두처럼 끓는 물에 익힌다. 하지만 먹을 때는 차가운 육수에 넣어 먹는다. 그야말로 '여름용 만두'다. 

해태제과가 '냉만두'라는 아이디어를 얻은 곳은 초계탕이다. 닭곰탕의 여름 버전인 초계탕처럼, 겨울 음식으로 통하는 만두를 여름 음식으로 재해석했다. 겨울이 성수기인 만두시장에서 여름철 무더위를 겨냥해 나온 만두 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상의 전환' 만두 

고향 냉만두의 포인트는 '얼마나 차갑게' 먹느냐다. 끓는 물에 익히는 만큼 비빔면을 식히듯 차가운 물에 잠깐 담그는 정도로는 소까지 식지 않는다. 수고롭더라도 얼음물에 만두를 잠시 담그고, 냉면 육수도 살짝 얼리면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기자가 먹어보니, 닭고기와 애호박을 넣은 만두소는 담백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살아 있다. 짭짤한 냉면 육수와도 잘 어울렸다. 돼지고기와 부추 등이 핵심인 일반 교자만두보다 부담도 덜 하고 칼로리도 낮다. 입맛 없는 여름철 한 끼 식사로 이만한 게 없겠다는 생각이다. 

해태 고향 냉만두/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아쉬운 건 이미 냉만두를 100% 즐기기엔 더위가 한 풀 꺾였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이달 초 출시됐다. 여름 시장을 노렸다면 시즌 시작 전인 4~5월에 출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인 만큼 준비 과정이 다소 길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에 끓이거나 집에서 간편하게 국물을 낼 수 있는 일반 만두와 달리 냉면 육수가 필수인 제품임에도 냉면 육수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는 것도 다소 번거롭다. 냉면 육수를 만들 수 있는 팩 등을 별첨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해태제과로부터 제공받아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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