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그샷’ 촬영 후 이틀 만에 94억원 모금

바이든 “TV에서 머그샷 봤다. 핸섬 가이”

24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보안관실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범인 식별 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해 22분 간 체포 절차를 밟은 뒤 석방됐다. /풀턴 카운티 보안관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조지아주(州)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서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촬영한 후 기부금과 상품 판매 수익 등으로 710만 달러(약 94억2200만원)를 모았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6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선본부를 인용해서 머그샷 촬영 당일에만 418만 달러(약 55억4700만원)을 모았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작년 11월 트럼프가 2024년 대선 도전을 선언한 후 24시간 내에 모은 금액으로는 최고치다.

트럼프가 모금한 기부금의 대부분은 온라인 스토어를 통한 판매에서 기인했다. 트럼프가 구치소에 출두한 후 트럼프 대선본부 측은 ‘절대 굴복하지 말라(Never Surrender!)란 구호와 함께 트럼프가 잔뜩 찌푸리고 있는 머그샷이 들어간 티셔츠, 포스터, 범퍼 스티커 등 12~34달러 상당의 물품을 판매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선거 운동 본부 홈페이지인 'winred' 스토어에서 지난 24일 조지아주 구치소에서 촬영된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이 들어간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secure.winred.com

또 트럼프 대선본부 측은 기부자들에게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온라인 기부를 요청하고 있다. 트럼프는 24일 조지아주에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 클럽으로 돌아가는 길에 2년 만에 X(트위터) 사용을 재개해 기부자들에게 자신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도록 촉구했는데, 거기에는 머그샷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부정직한 조 바이든을 백악관에서 쫓아내고 미국 역사의 이 어두운 장에서 미국을 구하기 위해 기부해 달라”는 요청 글이 있었다.

트럼프 대선본부 측은 지난 3주 간 약 2000만 달러(약 265억4000만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1~7월 7개월 동안 모금한 금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지난 1일 연방 대배심이 트럼프를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과 연관된 대선 불복 혐의로 기소하고, 조지아주 대배심이 지난 15일 조지아주 개표 결과를 번복하려 한 혐의로 그를 기소한 것이 정치 자금 모금에는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트럼프나 정치와 무관한 단체들도 트럼프의 머그샷이 들어간 티셔츠 등의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에는 트럼프의 수감자 번호 등이 함께 기재돼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휴가지인 네바다주 타호 호숫가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던 중 기자들에게 ‘트럼프의 머그샷을 봤냐’는 질문을 받고 “TV에서 봤다”며 “잘 생겼더라(Handsome guy)”라고 농담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이 들어간 티셔츠와 모자 등이 26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