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품 안겨 기대컸는데”…한화오션 주주들 ‘부글부글’ 왜?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8. 2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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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인수 3개월 만에
추가 유상증자 단행나서자
“기존주주 주가 희석 피눈물”
이달에만 주가 25%넘게 빠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이 지난 6월 7일 부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한화오션 부스에서 이용욱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부사장)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 한화오션]
“기존 주주는 주가 희석되서 피눈물 난다. 소액주주는 온데간데없다.”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에 인수된지 3개월 만에 추가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주주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증자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만큼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상당한데다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한화오션 주가는 지난 11일부터 10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회사가 지난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두달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는 이달 들어 25.13% 빠졌다.

한화오션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통해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손을 벌리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을 택했다. 신주발행 주식수는 8950만주로 현재 발행주식수의 40%에 달한다. 예정 발행가는 30% 할인율을 적용해 2만2350원이다.

한화오션 주주들이 이번 증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올해만 벌써 두 차례 유상증자이기 때문이다. 앞서 회사는 불과 석달여 전에도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주주배정이 아닌 제3자배정 방식을 택해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당시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높아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반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회사 경영책임을 일반 주주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화오션의 유상증자 소식은 지난 22일 시장에 먼저 알려졌다. 당시 회사 측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다음날 유상증자 사실을 공시해 투자자들이 투자 판단을 하는 데 애를 태웠다는 지적도 있다. 유상증자 공시가 나온 날 주가는 이미 5%까지 하락한 뒤였다.

두 번의 유상증자로 주식수는 크게 불어나게 됐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5월 보통주 1억440만주를 주당 1만9150원에 신규 발행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끝나면 2억1680만주이던 발행주식수는 3억630만주가 된다.

한화오션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전액으로 해양방산 분야에서 해외 시장의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친환경 연료 기반의 추진체계와 친환경 운반선·자율주행 선박 기술까지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투자목적의 유상증자임에도 투자회수 시점이 멀고 주당가치 희석을 고려하면 투자 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 회수 시점이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돼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엔 너무 먼 시점”이라며 “주문제작방식의 조선업 특성을 감안할 때 70% 이상의 생산 자동화 달성 가능성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주가 수준에서는 기존 보유지분의 가치하락을 배정 신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차익으로 커버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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