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항의 중국발 전화에 업무 지장”…전방위로 확산하는 중·일 갈등

강구열 2023. 8. 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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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중·일 양국의 갈등이 중국인의 반일감정으로 확산되면서 일본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NHK방송,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지방자치단체 사무실, 음식점, 학교 등에는 중국 국가번호 '86'으로 시작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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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중·일 양국의 갈등이 중국인의 반일감정으로 확산되면서 일본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둘째 날인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 징선수산시장에서 주민들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NHK방송,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지방자치단체 사무실, 음식점, 학교 등에는 중국 국가번호 ‘86’으로 시작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한 음식점 주인은 아사히에 “86으로 시작으로 전화가 (방류가 시작된) 24일부터 시작해 26일까지 40∼50건 있었다”며 “‘모시모시’(여보세요), ‘곤니찌와’(안녕하세요)라고 일본어로 시작한 뒤 중국어 같은 말로 일방적으로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동료들의 가게에도 같은 전화가 오고 있다며 “내 가게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것도 처리수(오염수) 방류에 따른 해외의 반응 중 하나인데 정부가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전화는 도쿄도 에도가와구의 종합문화센터에도 걸려외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 NHK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핵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낸 일본을 비난하고 싶은 사람은 이 번호로 전화해 달라’는 글과 함께 일본 참의원 전화번호가 기재된 것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외교당국은 높아진 반일감정에 중국에 사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불측(不測)의 사태’를 경계하는 상황이다. NHK는 “주중일본대사관은 반일 데모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며 현지 일본인들에 대해 외출 시 불필요하게 일본어로 크게 말하는 것 등을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24일 중국 칭다오시의 한 일본인 학교에 돌이 날아드는 일이 발생히기도 했다. 일본대사관은 26일 개최 예정이던 피아노 콘서트를 연기하기도 했다. 현지 일본인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SNS를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화장품 불매를 호소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며 “‘모든 일본 화장품은 해양생물을 원료로 사용한다’는 진위불명의 글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로 인한) 영향이 수산물 수입금지를 넘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주일중국대사관을 상대로 극도의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중국 국민들이 냉정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악화된 상황을 푸는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일본 연립 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의 중국 방문은 연기됐다. 야마구치 대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할 친서를 들고 오는 28일 중국을 찾을 예정이었다. 중국 측은 “현재 직면한 중·일 관계의 상황을 보면 적절한 시기는 아니다”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명당은 지난달에도 야마구치 대표의 중국 방문 직전에 취소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당시에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종합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깊어진 것이 방중 무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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