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강력사건, 만화·게임 때문?…"무책임한 수사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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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르는 불특정 대상 '묻지마' 강력범죄를 두고 게임과 만화 등의 콘텐츠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수사당국의 해석이 잇따라 나오면서 콘텐츠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만화와 게임 등의 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수사당국의 행태가 '무책임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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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르는 불특정 대상 '묻지마' 강력범죄를 두고 게임과 만화 등의 콘텐츠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수사당국의 해석이 잇따라 나오면서 콘텐츠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수사당국의 묻지마 범죄의 원인이 된 사회적 문제 등에는 눈을 감은 채 '만만한' 콘텐츠에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면서 침체된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콘텐츠 업계가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7일 서울 신림동의 한 공원 옆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숨지게 한 최윤종의 PC와 스마트폰을 포렌식해 최씨가 불법만화 유통 사이트에 접속한 이력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사이트에 '음란성' 만화들이 다수 올라오는 것에 주목하고 최씨가 어떤 콘텐츠를 주로 열람했는지, 또 이번 범죄와의 연관성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신림역 칼부림 용의자인 조선에 대한 구속기소 브리핑에서 "현실과 괴리된 심각한 게임 중독 상태에서 게임 하듯이 범행을 했다"며 "게임중독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만화와 게임 등의 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수사당국의 행태가 '무책임하다'는 입장이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은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건의 원인을 찾아내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는 시도로 보이는데, 근본 원인을 찾기보다는 게임이나 만화라는 '만만한' 콘텐츠를 지목하는 것"이라며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했을 때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 덕분에 수용성이 높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장주 소장은 "이처럼 수사당국이 무책임하게 발표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사회적 평판을 떨어뜨리면 그 대가는 콘텐츠를 누리는 모두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점점 퇴행해가는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검찰의 발표 당시 "'게임의 폭력 유발' 논쟁은 미국에서 50여년 전부터 촉발됐지만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또 다시 등장했다"며 "PC방 전원을 차단한 뒤에 분노한 사람들을 보도하며 '게임의 폭력성'을 운운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서범강 웹툰산업협회 회장은 "범죄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분석과 연구는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만화와 범죄와의 연관성을 떠올리는 단순한 접근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기보다는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해외에서 위상을 높이는 콘텐츠들을 이해하고 격려해도 모자랄 시기에 이러한 부정적 평가를 받도록 하는 무분별한 언급은 주의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실사 콘텐츠에서 나오는 폭력, 마약, 살인 등의 묘사가 범죄의 원인이라는 수사 발표는 없는데 유독 가상 콘텐츠인 게임이나 만화 등에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게 현실"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해도 여전히 밑의 공무원들은 콘텐츠를 '저질' 취급하는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한편 관련 보도를 접하는 누리꾼들은 댓글로 검경의 발표에 대한 풍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 누리꾼은 "평소에 콜라를 즐겨 마시던 사람이 살인하면 콜라가 문제냐"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장기나 바둑을 즐기면 전쟁광"이라고 꼬집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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