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4㎞ '빅리그서 가장 느린 커브'…류현진 부활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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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구 구속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인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더 느린 공'을 재기를 위한 무기로 장착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커브 평균 구속은 시속 70.1마일(약 112.8㎞)로 메이저리그 최하위(34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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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속구 구속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인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더 느린 공'을 재기를 위한 무기로 장착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커브 평균 구속은 시속 70.1마일(약 112.8㎞)로 메이저리그 최하위(342위)다. 하지만, 효과는 만점이다.
'더 느린 커브'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모습에 메이저리그도 감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투구 분석 전문가인 롭 프리드먼은 27일(한국시간) 류현진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서 4회 마지막 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스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장면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프리드먼은 영상 위에 "류현진의 아름다운 시속 64.6마일(약 104㎞) 커브. 이번 시즌 선발 투수가 헛스윙을 유도한 공 중 가장 느리다"며 "대부분의 투수를 볼 때 얼마나 빠른 공을 던졌는지 확인하지만, 류현진이 투구할 때는 얼마나 느린 공을 던졌는지 보게 된다"고 썼다.
이날 류현진은 5이닝을 4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막고,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역투 덕에 8-3으로 승리해 3연패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의 투구 중 가장 눈길을 끈 구종은 커브였다.
류현진은 직구 29개, 체인지업 19개, 커브 13개, 커터 9개로 공 70개를 채웠다.
직구 구속은 평균 시속 142㎞, 최고 시속 146㎞에 그쳤다.
대신 류현진은 커브 구속을 낮춰, 다른 구종이 더 빠르게 느껴지는 효과를 노렸다.
이날 류현진의 커브 평균 구속은 시속 108.5㎞로 시즌 평균보다 시속 4㎞ 느렸다. 가장 느린 공은 히메네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시속 104㎞ 커브였다.
류현진은 커브 13개로 7번의 스윙을 끌어냈는데 이 중 4번이 헛스윙이었다.
5회 1사 후 커브를 던지다가 타일러 프리먼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긴 했지만, 류현진은 6회에도 커브 2개를 던지며 클리블랜드 타자들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커브 구사율은 18.6%로 지난해(21%)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커브를 결정구로 구사하는 빈도가 늘었고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커브 헛스윙 유도율은 이날 경기 전까지 31.0%로 지난해 13.3%보다 16.7% 포인트나 늘었다. 커브 피안타율은 27일 경기를 포함해 올해 0.182로, 지난해 0.231보다 0.049 낮췄다.
류현진은 동산고 재학 시절에는 직구와 커브를 주로 구사해 '커브볼러'로 불렸다.
한국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2006년 체인지업을 배웠고 이 구종으로 한국 무대를 평정한 후 2013년 빅리그에 진출했다. 프로 입단 후 커브 구사율은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이끈 구종도 체인지업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다양한 구종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커터와 커브를 구사율을 조절하며 주 무기 체인지업과 짝을 이룰 구종으로 활용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을 마치고 마운드로 복귀한 2023년 8월, 류현진의 승부구는 커브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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