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美미인대회 맡았던 국민MC…밥 바커, 99세로 별세
미국의 ‘국민MC’였던 방송인 밥 바커가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6일(현지시각)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커의 홍보 담당자는 그가 이날 오전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바커는 2007년 은퇴하기 전까지 약 50여년 간 5000여 편의 방송에 출연하며 ‘국민MC’로 사랑받았다.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던 그는 1956년 게임쇼 ‘트루스 오어 컨시퀀시스’(Truth or Consequences)의 새로운 진행자로 낙점됐다. 이 게임쇼는 출연자들이 질문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맞히는 방송으로, 당시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18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바커는 1972년부터 35년간 미국의 최장수 TV 게임쇼로 알려진 ‘더 프라이스 이즈 라이트’(The Price Is Right)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상품 가격을 추측해 상금이나 상품을 타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커는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가면서 진행자로서는 에미상을 14번, 총괄 프로듀서로 4번 수상했다. 1999년에는 에미상 평생 공로상도 받았다.
바커는 20년간 미스 USA 선발대회와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동물권을 위해 힘써온 운동가로도 알려져 있는데, 미인대회 진행자를 그만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1988년 미스 USA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모피 코트를 상품으로 수여하자, 이에 항의하며 진행을 그만뒀다. 이밖에도 바커는 TV프로그램과 영화 세트장에서 이뤄지는 동물학대를 비판했고, 시청자들에게는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을 독려하기도 했다.
바커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만나오던 연인 도로시 조 기디언과 1945년 결혼했다. 바커는 1981년 아내와 사별한 뒤 재혼하지 않았으며,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유족으로는 이복형제인 켄트 발란드라가 있다. 바커와 함께 동물권리 운동을 해온 친구 낸시 버넷은 성명을 발표하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버넷은 “바커와 함께 동물권을 개선하기 위해 해온 선구적인 활동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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