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신혜선 앞장선다…현실 공포·호러물, 여름 끝물 틈새 공략 [N초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여름 성수기 시장도 점점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밀수'와 '더 문' '비공식작전'에 이어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이른바 빅4라 불리는 한국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모두 선을 보이고 난 지금, 박스오피스는 다소 소강 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지난 15일에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약 2주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돋보이는 신작 없이 기존 개봉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 '달짝지근해: 7510' '밀수' 등이 뒤를 이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차주부터 여름과 추석 사이 틈새 시장을 노린 영화들이 다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들은 대체로 스릴러나 호러 등의 장르물로 무겁고 스케일 큰 대작에 지친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어당길만한 면모들을 갖고 있다.
◇ 신혜선 '타겟' vs 정유미 '잠' , 생활 밀착 공포란 이런 것
일상 속 공포를 다룬 중형 사이즈 영화들이 한 주 차를 두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신혜선 주연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 영화다. '그것이 알고 싶다' '뉴스룸' 등에서 다룬 중고거래 사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중고거래로 한 범죄자와 얽히게 된 주인공이 이 범죄자의 타깃이 되면서 겪게 되는 공포스러운 일상을 서스펜스의 소재로 삼았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과 '퍼펙트 게임' 등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의 신작으로 '믿고 보는 배우' 신혜선이 주연을 맡아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9월6일 개봉하는 영화 '잠'은 '봉준호 키드'라고 소개되고 있는 신인 감독 유재선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행복한 신혼 부부 현수와 수진이 악몽처럼 덮친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영화는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옥자'의 연출부 출신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키드' 답게 미스터리와 스릴러, 오컬트 등 다양한 장르들이 뒤섞인 '복합 장르' 형태로 데뷔작을 완성했다. 배우 이선균, 정유미가 주연을 맡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린 신혼 부부를 실감나게 연기한다.
'타겟'과 '잠'은 중고거래 범죄나 수면 중 이상행동 등 일상적인 소재들을 활용해 공포감과 서스펜스를 만들어낸 점에서 비슷한 면을 공유한 영화들이다.
◇ 정통 호러…'치악산' vs '신체모음.zip' vs '더 넌2'
정통 호러에 가까운 영화들도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30일 개봉하는 '신체모음.zip'은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사이비 종교 단체를 잠입 취재하는 막내 기자 시경이 특별한 의식에 초대받고, 그곳에서 제물로 바쳐지는 신체 조각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최원경, 전병덕, 이광진, 지삼, 김장미, 서형우까지 여섯 명의 감독들이 각각 6개의 신체 조각에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오는 9월19일 개봉하는 '치악산'(감독 김선웅)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다.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 등이 출연했다.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했을 뿐 아니라 제목으로 사용한 점은 몇 해 전 개봉해 흥행한 정범식 감독의 '곤지암'(2018)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곤지암'은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폐업한 정신병원의 부동산 소유자가 영화를 두고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해 화제가 됐었다. 이후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돼 영화가 개봉할 수 있었다. '치악산' 역시 개봉도 전에 여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원주시가 치악산국립공원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영화사에 제목 변경을 요청한 사실이 많은 이목을 끌었다. 이에 영화사 도호엔터테인먼트는 25일 입장을 내고 "지난 23일과 24일 양일간 원주시청 관계자분들을 찾아뵙고 원만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며 영화 제목을 바꾸거나 영화 속 치악산 언급 장면을 모두 삭제하지는 못하지만 허구의 영화 내에 내용임을 고지하는 내용을 더욱 강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영화 보다 영화 밖 이슈로 시끌어누 '치악산'이 '곤지암'과 비슷한 행보를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영화들과 함께 해외 호러 영화도 9월 개봉을 확정했다. '컨저링 유니버스' 9번째 작품인 '더 넌2'(감독 마이클 차베즈)다. '더 넌2'는 루마니아 수녀원 사건 4년 후, 수녀 모습을 한 악마가 다시 나타나면서 드러나는 공포와 충격적인 진실을 그렸다. 전 세계 3억6558만달러(약 4909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더 넌'의 후속작인 이 영화는 공포 영화의 대가 제임스 완 감독이 제작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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