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미술의 계절…프리즈 서울 전후해 굵직한 전시 줄줄이
세계 3대 경매사도 프리즈 기간 특별전…한 점당 수백억 작품 전시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굵직한 국제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Frieze. 9월 6∼9일)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9월 6∼10일) 시즌에 맞춰 국내 미술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 기간 해외 미술계 인사 8천여명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도 아트페어 기간을 즈음해 컬렉터를 비롯한 미술계 인사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해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둘러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겨냥해 유명 작가들의 개인전이 아트페어 기간을 전후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시작한다.
강서경·박서보·정연두 등 한국작가부터 로렌스 위너·애니시 커푸어까지
리움미술관은 중견 작가 강서경의 개인전을 프리즈 기간 중인 9월 7일 개막한다. 2019년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에 참가하는 등 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회화와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신작 위주로 선보인다. 작가의 미술관 전시 중 최대 규모다.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김환기 회고전도 9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5일 실험미술작가 김구림의 개인전을 개막한 데 이어 올해 'MMCA 현대차 시리즈' 작가로 선정된 정연두의 전시를 프리즈 VIP 프리뷰(사전관람)가 진행되는 9월 6일 시작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31일부터 이른바 '언어 조각'으로 유명한 미국의 개념미술 작가 로렌스 위너의 개인전을 연다. 2021년 12월 작가가 별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전시이자 국내에서 열리는 위너의 첫 개인전이다. 언어 조각 47점과 드로잉, 포스터, 모션 드로잉 등을 한데 모았다.
대전에 있는 헤레디움은 9월 8일 공식 개관과 함께 독일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안젤름 키퍼의 개인전을 개막한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 등 18점을 공개한다.
국제갤러리는 이달 30일 서울에서 인도 태생의 영국 작가 애니시 커푸어전을 시작한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커푸어 전시로 조각부터 회화, 드로잉까지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갤러리 현대에서는 원로 실험미술작가 성능경의 시대별 대표작 140여점으로 구성된 미니 회고전이 시작됐고 PKM갤러리는 내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된 구정아의 개인전을 9월 6일 개막한다. 부산의 조현화랑은 단색화 대표 작가 박서보의 개인전을 이달 31일 시작한다. 수행하듯 반복해서 선을 긋는 '묘법' 작업 중 2020년대를 기점으로 시작된 후기 연필 묘법 12점과 디지털로 묘법을 재해석한 비디오 작품, 1979년 제작된 1000호 크기의 연보라 묘법 대작 등 35점을 볼 수 있다.
해외 화랑들도 대표 작가 전시 줄줄이
국내에 진출한 해외 화랑들도 대표 소속 작가들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타데우스 로팍은 9월 4일부터 미니멀리즘 작가 도널드 저드(1928∼1994)와 독일의 전위 예술가 요제프 보이스(1921∼1986)의 개인전을 동시에 연다. 2층에서 진행되는 저드 개인전은 저드 재단의 예술감독 플래빈 저드의 기획으로 1960년대 초기부터 1990년대 초까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작가가 1991년 한국을 찾아 개념화했던 목판화 세트 20점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새로 확장한 1층 전시장에서는 보이스의 1950∼1980년대 드로잉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리만머핀은 미국 회화작가 데이비드 살레의 '트리 오브 라이프'(Tree of Life) 연작을 소개한다. 대공황 당시 주간지 '뉴요커'에 연재한 한 컷 만화로 유명한 미국 만화가 피터 아르노의 삽화풍 인물이 등장하는 시리즈다.
글래드스톤은 미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알렉스 카츠의 '꽃' 시리즈를 선보인다. 검정 캔버스 위에 백합, 수선화, 카네이션 등 꽃을 담아낸 2022년작들을 볼 수 있다.
한국에 아직 지점이 없는 해외 갤러리들도 프리즈 기간에 맞춰 전시공간을 대여해 소속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를 연다.
서울에 사무실을 둔 독일계 갤러리 스푸르스 마거스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마이플레저 빌딩에서 그룹기획전 '몬디 파시빌리'(Mondi Possibili. 가능한 세계들)를 연다. 몬디 파시빌리 전시는 스푸르스 마거스가 1989년 독일 쾰른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2006년과 2007년에 이어 네 번째로 진행된다. 독일 외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여는 전시로 토마스 데만트, 테아 조르자제, 제니 홀저, 바버라 크루거, 안드레아 지텔 등이 참여해 평범하고 일상적인 오브제들을 기이하고 흥미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영국계 리슨 갤러리는 9월 2∼10일 서울 북촌의 이음 더 플레이스에서 소속 작가들의 팝업전시 '타임 커브'(Time Curve)전을 연다.
프리즈 기간에 맞춰 서울에 지점을 내고 개관전을 여는 해외 화랑도 있다. 영국계 대형 화랑인 화이트큐브는 프리즈 개막 전날인 9월 5일 서울 호림아트센터 1층에 서울 지점을 내고 루이즈 지오바넬리, 트레이시 에민, 마르그리트 위모, 이진주 등이 참여하는 단체전을 연다. 일본 화랑 화이트스톤도 9월 2일 용산에 서울 지점을 개관한다.
경매사도 특별전…뱅크시 '사랑은 쓰레기통에' 국내 첫 전시
소더비와 크리스티, 필립스 등 세계 3대 경매사도 프리즈 기간에 맞춰 나란히 국내에서 특별전을 연다.
소더비는 파라다이스시티와 함께 9월 5일부터 파라다이스시티 내 전시공간인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2018년 영국 런던 경매에서 낙찰 이후 스스로 파쇄돼 화제가 됐던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의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를 전시한다.
크리스티는 9월 5∼7일 현대카드의 전시 문화공간인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당시 환율로 약 472억원에 판매됐던 장 미셸 바스키아의 '전사'(Warrior)와 앤디 워홀의 '자화상' 등 바스키아와 워홀 작품 10여점을 선보인다.
필립스옥션은 알렉산더 칼더와 데이비드 호크니, 허넌 배스, 스콧 칸을 비롯해 한국작가 이유라와 오세, 김호재 등 30명 이상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9월 1∼9일 서울 삼청동 송원아트센터에서 진행한다. 전시에서는 홍콩에서 진행되는 필립스 가을 경매의 하이라이트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국내 경매사인 서울옥션은 9월 2∼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이우환과 구사마 야요이 작품 60여점을 모은 전시와 심문섭, 이배, 조엘 샤피로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나투라'(Natura)전을 동시에 연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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