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긴 했는데 맨유 경기력 이게 맞아?'...전반 4분 2실점→에릭센+카세미루+브루노 골→3-2 역전승에도 웃지 못하는 맨유

신동훈 기자 2023. 8. 2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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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두 골 차로 뒤지다 세 골을 넣으며 뒤집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맨유는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에 3-2로 역전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2승 1패(승점 6)로 리그 5위로 올라섰다. 반면 노팅엄은 1승 2패(승점 3)로 리그 13위에 머물게 됐다. 이날 승리로 맨유는 홈 20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맨유는 시즌 시작 흐름이 그렇게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1라운드에서 울버햄튼을 잡았는데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울버햄튼 결정력이 조금이라도 좋았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심기일전을 해 나선 2라운드 토트넘 훗스퍼전에선 초반엔 준수했는데 수비가 흔들렸고 2실점을 내줬다. 토트넘의 기동력에 좀처럼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용, 결과 모두 좋지 못한 것이다.

노팅엄전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 맨유는 마커스 래쉬포드 제로톱이 아닌 안토니 마르시알 원톱으로 나섰다. 마르시알, 래쉬포드와 함께 브루노 페르난데스, 안토니, 크리스티안 에릭센, 카세미루, 디오고 달롯,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라파엘 바란, 아론 완-비사카, 안드레 오나나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노팅엄에선 황의조가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영입이 됐는데 바로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갔다. 올림피아코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단기 임대로 FC서울에 입단했다. 서울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린 황의조는 노팅엄으로 복귀했고 프리시즌 동안 선발 출전하고 득점을 하는 등 활약을 했다. 최근 경기에선 실수를 범하긴 했어도 꾸준히 뛰면서 스티브 쿠퍼 감독 눈에 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경기에도 명단에 들었지만 출전은 못했는데 오늘도 결장했다. EPL 데뷔전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맨유 수비는 시작부터 무너졌다. 전반 2분 타이워 아워니이가 넓은 뒷공간을 빠른 스피드로 파고든 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가볍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노팅엄이 몰아쳤다. 전반 4분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윌리 볼리가 머리에 맞은 공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4분 만에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2실점을 허용한 것이다. 그야말로 최악의 출발이었다. 맨유가 반격에 나섰다. 전반 11분 브루노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맨유가 한 골을 만회했다. 전반 17분 래쉬포드가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에릭센이 밀어 넣으며 추격을 시작했다. 맨유가 땅을 쳤다. 전반 26분 코너킥 공격에서 브루노가 올린 공을 카세미루가 머리로 맞췄지만 옆으로 흘렀다. 맨유가 계속해서 몰아쳤다. 전반 34분 완-비사카가 내준 크로스를 마르시알이 쇄도하며 발을 갖다 댔지만, 힘이 실리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부상 위험이 있는 바란이 빠지고 빅토르 린델로프를 넣었다. 벤치에 해리 매과이어가 있었지만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린델로프를 선택했다. 매과이어의 입지를 보여줬다. 맨유는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7분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브루노가 뒤로 보낸 공을 래쉬포드가 잡아낸 뒤 다시 올린 크로스가 브루노에게 연결됐다. 곧바로 머리로 옆으로 보낸 공을 카세미루가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노팅엄이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추가시간 깁스-화이트가 맨유 수비 2명을 따돌린 뒤 내준 크로스를 존슨이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동료에 맞으며 득점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전반은 노팅엄이 2-1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기세를 탄 맨유의 일방 공세가 펼쳐졌다. 후반 9분 안토니의 환상적인 슈팅은 맷 터너 선방에 막혔다. 퇴장 상황이 발생했다. 후반 22분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온 공이 노팅엄의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흘렀다. 공간으로 브루노가 침투하는 과정에서 조 워럴이 브루노를 잡아 다이렉트 퇴장이 나왔다. 노팅엄은 공격수 브레넌 존슨을 빼고 체이쿠 쿠야테를 넣어 수비를 강화했다.

지키기에 나선 노팅엄은 결국 무너졌다. 후반 30분 래쉬포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다닐루의 태클에 발이 걸러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PK)을 얻어냈다. 키커로 브루노가 나서 가볍게 마무리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노팅엄이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6분 다닐루, 아위니이가 나가고 안토니 엘랑가, 크리스 우드가 투입됐다. 맨유도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40분 안토니를 빼고 스콧 맥토미니를 넣었다.

후반 막판 노팅엄의 공세가 대단했다. 1명이 없는데 맨유와 대등한 흐름을 이어갔고 심지어 계속 공격을 시도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11분이었다. 수적 우위가 있는 맨유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고 쐐기골을 넣어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무색하게도 노팅엄 공격에 당하며 불안감을 줬다.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맨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이기기는 했는데 찝찝함이 가득했다.

텐 하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신력과 에너지가 좋았다. 다시 따라잡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시작이 부진했다면 극복을 해야 한다. 쉽지는 않았지만 역전을 한 팀에 칭찬을 하고 싶다. 우리는 개성이 있는 팀이다. 확실한 발전을 할 수 있는 팀이면서 따라잡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짜릿한 역전승인데 맨유 문제는 여전하다. 메이슨 마운트, 루크 쇼, 라스무스 회이룬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승점 3을 따내 기쁠 것이지만 최전방 문제, 안토니 아쉬움이 보였고 중원 경쟁력이 부족해 보였다"고 언급했다.

맨유 홈 팬들은 부진한 경기력을 비판하면서 글레이저 아웃을 외쳤다. 맨유의 인수 사가는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당시 2005년부터 맨유의 구단주였던 글레이저 가문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구단 매각을 시사하는 발표로, 맨유의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초기에는 영국의 부호 랫클리프의 인수가 유력했다. 랫클리프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첼시 인수 경쟁에도 참여했으며, 현재 스위스의 로잔 스포르와 프랑스의 OGC 니스를 소유하고 있다. 카타르의 개입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카타르의 개인 컨소시업은 지난 2월 18일 맨유에 공식적으로 제안했음을 밝혔다. 형태는 컨소시엄이지만 파리 생제르맹(PSG)을 소유한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QSI)가 배경으로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제한의 입찰이 가능한 상황이다.

여전히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글레이저 가문은 한 차례 입찰을 진행할 때마다 서서히 요구 금액을 올리며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이익을 생각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60억 파운드(9조 9,794억 원) 선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레이저 가문은 잠재적으로 80억 달러(약 10조 5,560억 원)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맨유 팬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맨유 이적 상황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어 더욱 분노했고 결국 경기장에 글레이저 아웃 걸개와 외침을 볼 수 있었다. 여러모로 뒤숭숭한 맨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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