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89→2.63→2.25' 류현진이 구세주였다! 5이닝 5K 2자책…842일 만의 3연승, TOR 3연패 탈출 (종합)

박승환 기자 2023. 8. 2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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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 복귀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듯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수비가 류현진을 돕지 않았다. 하지만 우여곡절 속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3연승을 질주하는데 성공했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70구, 4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3승째를 손에 넣었다.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2.25로 소폭 상승했다.

토미존 수술을 받고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온 첫 등판에서 5이닝 동안 9개의 피안타를 맞는 등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패전을 떠안았던 류현진은 클리블랜드와 맞대결을 기점으로 투구 내용이 확연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타구에 맞고 강판되는 불운 속에서도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4이닝 '노히트' 투구를 펼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이후 두 경기에서 모두 5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개인 2연승을 달렸다.

이날 등판은 류현진 개인에게도 물론 중요했지만, 토론토 입장에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복귀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4위로 밀려나는 등 위기에 빠져있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 류현진은 '구세주'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여전히 살아 있는 동물적인 감각, 2피홈런은 옥에 티

지난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노히트'를 기록하며 이날 경기 전까지 14이닝 무자책 경기를 펼치던 류현진은 경기 시작부터 동물적인 감각을 뽐냈다. 1회초 선두타자 콜 칼훈이 친 타구가 류현진 쪽으로 향했다. 지난 클리블랜드전에서 강습타구를 맞고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던 류현진이었기에 그에게 향하는 타구는 더욱 아찔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류현진은 칼훈의 타구를 반사적으로 잡아내면서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원래도 '수비력' 만큼은 돋보였던 류현진은 2회 한번 동물적인 감각을 뽐냈다. 류현진은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2회를 시작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타일러 프리먼이 친 타구가 투수와 1루수(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사이로 향했는데, 이때 류현진이 '글러브 토스'를 선보이며 이닝을 매듭짓는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공을 잡은 뒤 왼손으로 공을 던졌다면, 세이프가 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좋은 수비력과 판단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날 승리 요건을 갖추는 과정에서 유이한 옥에 티가 있다면 피홈런이었다. 류현진은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지난 2일 볼티모어전에서 피홈런을 맞은 이후 세 경기 연속 단 한 개의 홈런도 맞지 않았는데, 이날만 두 개를 허용했다. 1회부터 일격을 당했다. 류현진은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호세 라미레즈에게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87.8마일(약 141.3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이를 공략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내주며 경기를 출발했다.

두 번째 옥에 티는 5회였다. 류현진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일러 프리먼을 상대로 초구에 '주무기'로 발돋움한 66.2마일(약 106.5km)의 커브를 던졌는데, 이 타구가 좌측 담장으로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세 번째 피홈런. 하지만 점수차는 5-2로 여유가 있었고, 류현진은 흔들림 없이 갤러거와 스트로를 묶어내면서 승리 요건을 갖췄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미 가르시아./게티이미지코리아

# 2경기 연속 비자책에 이어 또. 평균자책점은 1.89→2.63→2.25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볼티모어를 상대로 6회에 등판한 이후 단 한 번도 6회에는 마운드를 밟지 못했던 류현진은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이날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에 도전했다. 하지만 최근 두 경기 연속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비자책 경기를 펼쳤던 류현진은 다시 한번 '불운' 속에 6이닝 투구는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상황은 이러했다. 류현진은 6회 선두타자 칼훈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최악의 상황은 이후에 발생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라미레즈를 상대로 3루수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고, 병살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3루수 맷 채프먼이 라미레즈의 타구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면서 모든 주자가 살아나가면서 1, 2루 위기에 몰렸다.

문제는 실책이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아쉬움을 삼킨 채 평정심을 잃지 않고 투구를 이어갔고, 곤잘레스에게 체인지업으로 다시 한번 땅볼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격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채프먼과 마찬가지로 포구 실책을 저지르게 됐고, 류현진은 때아닌 만루 위기에 놓이게 됐다.

최근 3연패의 수렁에 빠져있을 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은 토론토 벤치는 류현진을 내리고 이미 가르시아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로 결정했다. 그래도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가르시아는 등판과 동시에 로리아노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3점으로 상승했는데, 이후 히미네스-아리아스-프리먼을 모두 삼진으로 묶어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게 됐다. 이 투구가 류현진에게는 도움이 됐다.

가르시아가 로리아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을 때의 실점은 류현진의 책임주자였던 칼훈이 홈을 밟으면서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이로 인해 평균자책점 1.89에서 2.63까지 상승했었다. 그러나 가르시아가 이어나오는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실책이 없었다면 류현진은 실점할 일이 없었던 이닝이 되면서 3실점째는 '비자책'으로 변경됐다. 덕분에 평균자책점은 2.63이 아닌 2.25가 됐고,  5이닝 2자책으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데이비스 슈나이더./게티이미지코리아

#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토론토, 류현진도 842일 만의 3연승

경기 초반의 흐름은 클리블랜드가 잡았다. 클리블랜드는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호세 라미레즈가 류현진의 2구째 87.8마일(약 141.3km) 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했다. 라미레즈가 친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심상치 않은 타구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타구속도 104.마일(약 167.4km) 비거리 391피트(약 119.2m)의 선제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토론토는 1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위트 메리필드가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연 뒤 보 비셋이 클리블랜드 선발 로건 앨런의 3구째 커터를 공략해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순식간에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데이비스 슈나이더가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3-1로 흐름을 뒤집었다.

3연패에 빠지게 되면서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던 토론토의 득점 행진은 계속됐다. 토론토는 4회말 선두타자 슈나이더가 2루타로 물꼬를 틀더니 잰슨이 안타를 쳐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맷 채프먼이 한 점을 달아나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계속되는 1, 3루 찬스에서는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5-1까지 달아났다.

1회 라미레즈 이후 좀처럼 류현진을 공략하지 못하던 클리블랜드가 추격에 나선 것은 5회였다. 클리블랜드는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일러 프리먼이 류현진의 초구 커브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토론토와 간격을 5-2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는 6회에도 한 점을 더 뽑아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맷 채프먼./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티아고 에스피날./게티이미지코리아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6회였다. 5회까지 투구수를 잘 절약한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선두타자 칼훈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출발했다. 이후 류현진은 히메네스와 곤잘레스에게 모두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으나, 3루수 맷 채프먼과 유격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연달아 실책을 쏟아내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토론토는 류현진을 내리고 이미 가르시아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클리블랜드는 이어지는 무사 만루에서 로리아노가 가르시아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면서 5-3으로 간격을 좁혔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류현진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가르시아는 히메네스와 아리아스에게 '위닝샷'으로 커브를 선택해 연속 삼진을 뽑아내더니 프리먼에게는 95.1마일(약 153km) 포심으로 삼진을 솎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6회초 경기의 흐름이 클리블랜드 쪽으로 흘러갈 뻔했던 것을 지켜낸 토론토는 7회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토론토는 게레로 주니어-조지 스프링어-슈나이더가 3연속 안타를 쳐 6-3으로 간격을 벌렸다. 이후 대니 잰슨이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손에 넣었고, 달튼 바쇼가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더 불러들이며 8-3까지 도망가면서 승기를 잡았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가르시아(1이닝)를 시작으로 에릭 스완슨(⅓이닝)-팀 마이자(⅔이닝)-트레버 리차즈(2이닝)가 차례로 등판해 뒷문을 걸어잠갔고,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류현진 또한 지난 2021년 5월 7일 오클랜드-13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1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842일 만에 개인 3연승을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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