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수도권 인재난에 원희룡·나경원 중진 활용론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일선 정치와 거리를 둬 왔던 나경원 전 의원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차기 총선을 7개월 앞두고 포럼을 창립하거나 친윤(친윤석열)계 외곽단체 강연에 나서는 등 몸풀기에 나섰다.
서울시장 후보와 대통령 경선 후보를 역임한 원외 중진들의 일선 복귀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기되는 수도권 위기론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중 인지도가 높은 두 원외 중진의 복귀는 수도권 표심 확보에 일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기현 대표를 필두로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행사에 참여해 힘을 실을 것도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수도권 기반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7대 총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서울 중구(18대)와 동작을(19·20대)에서 4선에 성공했고 서울시장 후보도 역임했다. 3·8 전당대회에서는 수도권 민심을 제일 잘 아는 '수도권 대표'를 자부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은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이 다루는 인구와 기후, 에너지, 이민정책 등은 차기 총선 캐스팅 보터인 중도층에서 관심이 큰 화두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열세인 것으로 꼽히는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 잡기에 원군이 될 수도 있다.
원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는 '대장동 1타 강사'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화물연대 파업, '건폭(건설현장 폭력)과 전쟁' 과정에서 강력한 대응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다. 거대 노조에 실망한 중도층에도 눈도장을 찍으면서 차기 지도자로 떠올랐다.
원 장관도 제주지사를 연임하기 전 서울 양천갑(16·17·18대)에서 3선에 성공한 수도권 출신이다. 차기 지도자에 관심이 많은 수도권에서 상당한 흡입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국무위원으로 정치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총선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포럼 창립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기획전략부총장 등 지도부를 필두로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나 전 의원은 이번 창립 포럼을 계기로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탈환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수도권 선거를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 요청이 없어서 이래저래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당인으로서 항상 당의 승리를 위해 늘 봉사할 자세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선거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자만이라 생각한다. 180석 운운하다가 완전히 실패한 20대 선거가 있었다"며 "선거를 앞두고 늘 조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권 위기도 그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 대표는 3·8 전당대회에서 '김나 연대'로 호흡을 맞췄던 나 전 의원에게 "나 전 의원이 깃발을 들고 '나를 따르라' 해서 나 전 의원 뒤를 따라가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국회의원) 배지가 필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원 장관은 같은날 친윤(친윤석열)계 외곽 모임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행사에 발제자로 나서 차기 총선 승리를 강조했다. 행사에는 김기현 대표와 새미준 자문위원장인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물론 국민의힘 원내외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몇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 때 모두가 힘을 합해서 정권교체 한단계 전진, 한단계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돼준 걸로 당신께서 할 일을 120% 이미 하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국민의 중간심판을 앞두고 있다. 장관은 곧 정무직이기도 하기 때문에 제가 할 사명이 있다"며 "지난 정권의 비정상적 내로남불, 자기들끼리 먹이사슬, 그리고 대한민국을 안으로부터 파괴시키는 세력과 유착된 부분을 정상화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당 간판을 들고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하는 분들에게 밑바탕 작업을 하는데, 정무적 역할을 모든 힘을 다바쳐서 시간을 쪼개서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야당의 터무니없는 공세를 맞서서 내년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 다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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